독서 안 해도 수학 잘하는 아이, 독서 많이 해도 수학 못하는 아이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수학을 잘하고, 반면 책을 안 읽은 아이들은 수학을 못합니다.
그런데 간혹 책을 많이 읽었는데도 수학을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첫 번째 공부를 열심히 안 하는 경우입니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이해력이 좋다 보니, 노력이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수학은 개념이 많아지면 이해와 더불어 개념 암기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고등수학부터는 이해와 암기가 함께 가야 합니다. 그러나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언제든지 개념을 읽고 이해할 능력이 있다 보니, 복습과 암기를 등한시합니다. 그러다 보면 개념이 누적적으로 쌓이지 못하게 되고 어느 순간 붕괴하게 됩니다. 수학은 앞에 것을 알아야 뒤에 것을 아는 위계적 학문인데, 앞에 것을 이해했다가 까먹게 되어 뒤에 것을 못 나가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보통 중학교까지는 개념 암기 없이 이해력만으로 버티기도 하지만 고등부터는 한계에 봉착합니다.
두 번째는 심화 연습을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수학에서 심화라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개념만 가지고 풀어내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실제 개념을 배운 후, 어려운 문제를 풀어봐야 합니다. 이것은 독서를 통한 언어능력이 높다고 자동으로 길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려운 문제를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규칙성을 찾는 추론력도 길러야 하고, 여러 가지 조건들을 배열하고 이용하는 수학적 사고력도 길러야 합니다. 독서를 많이 한 학생은 오직 이해력만 높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해력이 도움이 되는 것은 개념학습뿐입니다. 개념학습을 완벽하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성적은 3등급이 한계입니다. 따라서 심화 문제를 풀어나가는 문제 해결력도 길러야 수학을 잘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독서를 하지 않았는데 수학을 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독서는 안 했지만 공부 자체를 많이 해서 언어능력을 길렀거나, 초등 때부터 심화 연습을 하며 심화능력을 기른 경우에 해당됩니다.
언어능력은 독서 말고 공부자체를 많이 해도 길러집니다. 공부자체를 많이 하면 특히 비문학독해능력이 향상되고, 이것은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언어능력은 떨어지지만 심화능력을 기른 학생은 처음 개념을 배울 때는 오래 걸리지만, 개념 학습만 완성되면 응용이나 심화는 잘 해내곤 합니다. 이 아이들은 개념 이해력이 약해 처음 개념을 나갈 때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심화 능력은 갖추고 있어 개념만 잡히면 어려운 수학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해 버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