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늬는 장례식장에 가기 싫다고 고집을 부렸다.
“싫어… 난 집에 있을래. 엄마… 미워!”
아빠는 잠시 하늬의 손을 잡았다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하늬야… 엄마 병을 너무 늦게 알게 된 거야. 엄마도 너랑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어 했단다.”
하늬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싫어. 엄마가 날 싫어했으니까, 나도 엄마를 싫어할 거야.”
“하늬야… 엄마가 널 싫어했을 리 없단다. 엄마는 너를 정말 사랑했어.”
“아니야! 내가 놀이공원 가자고 했을 때 엄마가 화를 냈고,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 버렸어. 엄마는 나를 보고 싶지 않았던 거야!”
하늬의 목소리에는 슬픔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그 말은 아빠의 마음을 깊게 아프게 했다. 결국 하늬는 장례식장에 가지 않았다. 아빠와 외할머니가 장례를 치렀고, 엄마는 땅에 묻혔다.
집에 남은 하늬는 봄이를 꼭 껴안고 침대에 누워 울었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엄마 살아 계실 때 TV 보지 말고, 엄마 얼굴 더 많이 볼 걸… 엄마…”
봄이는 하늬의 눈물을 혀로 핥으며 낮은 소리를 냈다.
“끄응~”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집은 고요했다. 외할머니는 방에서 지쳐 잠들었고, 아빠는 홀로 식탁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하늬는 살짝 문을 열고 거실을 바라봤다. 아빠는 얼굴을 손에 묻고 조용히 울고 있었다.
하늬는 소리 내지 않으려 애쓰며 문을 닫고 방으로 돌아왔다. 봄이를 꼭 안은 채, 속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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