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어떤 사람들은 늘 밥을 산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다. 계속 산다.
문제는 그 과정이 너무 조용하다는 데 있다. “내가 살게”라는 말도 없이 그냥 계산한다.
처음엔 고맙다. 두 번째까지는 편하다. 하지만 세 번째쯤 되면 관계의 공기가 바뀐다.
이 사람은 묻지 않는다.
“이번엔 네가 살래?”
“다음엔 나눠서 낼까?”
그런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대신 결과만 남긴다. 그리고 마음속에서는 이미 계산이 시작된다.
내가 이 정도 했으면 상대도 알아줘야 하지 않나.
이런 사람에게서 가장 빨리 멀어지는 유형이 있다.
밥을 얻어먹지만
크게 고마워하지 않고
다음에 반드시 갚으려 들지도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
이때 착한 사람은 속으로 이렇게 판단한다.
이 사람은 나를 당연하게 여긴다. 이 사람은 예의가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연락을 줄인다. 만남을 피한다. 관계를 정리한다. 상대는 이유를 모른다. 싸운 적도 없고,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관계는 이미 끝나 있다.
이 관계는 처음부터 호의가 아니라 거래였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혼자 있으면 불안하다. 그래서 사람을 모은다. 동호회를 만들고, 정기 모임을 만들고, 단톡방을 연다. 그 안에서 그들은 늘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무
진행자
정리하는 사람
계산하는 사람
그 자리에 서면 자기 존재가 또렷해진다.
내가 없으면 이 모임은 안 돌아가.
그 감각이 그들을 잠시 살게 한다.
문제는 그 충만함이 집에 돌아오는 순간 사라진다는 데 있다. 돈을 쓰고 에너지를 쓰고 사람들을 챙기고 돌아오면 공허함이 다시 올라온다. 그래서 다시 모임을 만든다. 다시 사람을 부른다. 다시 착해진다.
이건 인간관계가 아니다. 결핍을 채우기 위한 반복 행동이다.
이 관계에서 가장 불편한 순간은 언제일까?
누군가 이렇게 말할 때다.
“우리 그냥 1/n 하자.”
이 말은 공격도 아니고 무례도 아니다. 그저 관계의 수평을 맞추자는 말이다. 하지만 착한 사람은 이 말을 듣는 순간 자기 위치가 흔들린다. 왜냐하면 그동안 유지되던 건 친밀감이 아니라 자기희생이라는 우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은 안 하지만 행동으로 드러난다.
말없이 계산해 버리고
상대가 빚진 위치에 서게 만들고
결국 다음 판은 상대가 사도록 만든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것 같지만 관계는 점점 불편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사람들이 멀어질까?
하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이 착함은 상대를 자유롭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를
고마워해야 하는 사람
조심해야 하는 사람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사보다 피로를 느끼고 친밀감보다 부담을 느낀다. 그리고 조용히 떠난다.
착한 사람은 이렇게 믿는다.
내가 이렇게 해주면 관계는 오래갈 거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관계를 오래 가게 만드는 건 희생이 아니라 자립이다.
자기 결핍을 사람에게서 채우지 않아도 되는 사람만이 관계를 가볍게 유지할 수 있다.
착함은 관계를 살리지 않는다.
자기 결핍을 타인에게서 꺼내 쓰는 순간, 관계는 이미 소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