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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Jul 28. 2023

미션 임파서블2 : 엄마도 포기한 아들

아들과 수학 공부하기2

독서 싫어하고 언어 능력이 떨어져도 수학은 그럭저럭 안정적으로 해왔다. 이런 수학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은 이사를 가고 나서 시작됐다.


첫째 딸이 집에서 먼 중학교로 배정이 되어 1년 동안 통학으로 고생을 했다. 연년생 둘째 딸도 중학교 진학을 해야 하서, 첫째 딸 중학교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둘째 딸은 첫째 딸과 같은 중학교를 진학하기로 했고, 아들은 전학을 가기로 했다. 의외로 아들은 전학을 흔쾌히 승낙했다. 새로운 학교 친구들도 금방 사귈 자신이 있다고 했다.


역시 아들의 호언대로 아들은 전학 간 학교에서 잘 적응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사 간 집이 내가 운영하는 학원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이사를 가기 전에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에 와서 안정적으로 수학 공부를 했는데, 아들은 거리가 멀다고 학원을 안 오기 시작했다. 집에서 혼자 공부한다고 고집을 피웠다. 결국 엄마가 아들 공부를 봐주기로 했다. 


그렇게 하기를 1년 6개월

아들과 엄마는 사이가 안 좋아졌고, 공부를 하다가 자주 아들은 울고 엄마는 혼내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리고 수학 진도도 잘 안 빠졌고 아들은 수학뿐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들도 공부하기를 싫어하게 됐다. 그럴수록 엄마는 더욱 화를 내고 더욱 많은 금지사항들을 만들어갔다. 집에서 컴퓨터를 못하게 했고, 게임 만드는 것도 금지시켰다. 그럴수록 아들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집 밖을 배회했다. 


어느덧 아내는 아들은 공부의 마음이 없으니 특성화고를 보내야겠다는 말을 했다. 사태가 심각해져서 아들을 다시 내가 가르치기로 했다. 


공부습관이 붕괴된 아들을 다시 원래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약속과 일관성 있는 실천이 중요하다. 아울러 공부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줘야 한다. 나는 초3 때 만들었던 습관을 첨부터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일단 아들 생활 계획표를 짜고, 일주일에 주 5회씩 2시간 30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자녀에게 공부를 시킬 때는 시간제 학습이 적합하다. 숙제 없이 2시간 30분 동안 스스로 공부를 하도록 하고, 시간이 되면 칼같이 끝내준다. 그리고 가급적 수업 시작이나 중간, 끝날 때쯤 맛있는 것을 사준다. 맛있는 것을 먹는 기억과 수학 공부 기억이 혼합되어, 하기 싫은 수학 공부 시간을 무의식에서 즐거운 시간으로 치환하도록 돕는다. 


아내가 포기한 아들을 최고의 실력자로 만들 것이다. 대부분 잘못된 교습방식으로 엄마표 수학은 실패한다. 자녀를 변화시키고 싶으면 부모가 함께해야 한다. 그렇게는 하기 싫고 자녀 공부할 때 유튜브나 보고 혼내기만 할 거면 엄마표 수학을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가 공부할 때 옆에 붙어있을 필요는 없지만, 함께 있으면서 부모는 학습과 관련된 행위를 해야 한다. 


나는 토요일에 수업이 없다. 그러나 토요일 오전에 학원에 나와서 오후  4시에 퇴근한다. 오전에는 둘째 딸 수학을 관리하고, 오후에는 첫째 딸 수학을 관리한다. 첫째 딸이 토요일 오전에 국어 학원이 있어 오후에 수학을 한다. 그 시간에 나는 책을 쓰고 문제집을 만든다. 방학 때 월수금 오전에 수업이 없지만 아들 수학 공부를 시키려고 오전에 출근한다. 아들은 학원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나는 수학 동화를 쓴다.  아들은 몰라도 딸들은 이제 내가 거의 필요 없다. 5시간 동안 수학 공부를 해도 이제는 질문도 안 한다. 개념 독학으로 공부를 시켰기 때문에 개념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한다. 그런데도 딸들과 함께하는 이유는 학습의 리듬과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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