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만 20년 이상 가르친 수학 선생님의 관점
1. 초등 교과서 교사용 지도서를 보면, 초등학생들의 인지 발달, 행동 발달에 맞춰서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 못 하는 나이에는 직접 손으로 해보고 이해하는 조작체험을 강조합니다. 이것에 가장 최적화된 것이 사고력 수학입니다. 이러한 조작 체험을 통해서 초등 아이들은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합니다. 즉, 초등 저학년은 정다면체의 면의 개수와 꼭지점등을 표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다면체를 만들고 원리를 체험해서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2. 수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을 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이 알고 배우면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의 현상이 선행을 통해 많이 알기, 심화도 누군가 가르쳐줘서 풀이법을 알기입니다. 다 잘못된 방식입니다. 수학은 스스로 사고하여 개념을 이해하고, 기본 개념만 가지고, 심화 문제까지 풀어내는 능력-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방식으로 공부해야 제대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을 돕는 "스스로" 공부에 가장 최적회 된 방식이 사고력 수학입니다. 사고력 수학은 교습자가 가르치면 안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여 왜 그런지 이해하고,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해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조작 체험이 들어갑니다. 교습자는 철저히 조력자 역할만 해야 합니다. 엄마표로 사고력 수학을 잘 못 가르치면 조력자가 아니라 교습자가 됩니다. 그렇게 사고력 수학을 가르치면 말 그대로 사고력이 자라지 않습니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꼴이 됩니다. 그래서 사고력 수학에서는 "왜"나 "어떻게"라는 발문을 중요시합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찾아내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고력 수학의 목적은 이미 만들어진 내용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그 내용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는 데 있습니다.
3. 사고력 수학은 그래서 쉽게 시작해야 합니다. 요새는 미취학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고력 수학 교재도 있습니다. 교구 중심의 사고력 수학도 있고요. 아이들을 사고력 수학에 감염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고력 수학은 초등 1학년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교구 중심이라면 미취학도 추천합니다. 초등 1학년부터 사고력에 수학에 감염된 아이들은 초등 3, 4학년이 되고 사고력 수학을 교과 심화보다 더 재밌어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아이들은 초등 3, 4학년이 되면 생각하기 싫다고 사고력 수학을 싫어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사고력 수학을 어려워하고 일일이 엄마가 설명해야 한다면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수준을 낮춰서 시키는 것을 추천합니다.
4. 사고력 수학이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 선생님들은 주로 고등부, 그중에서도 고3 위주 수업 하시는 선생님입니다. 왜냐하면 저도 예전에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고3 위주 선생님들은 수능으로 학생들 점수를 쉽게 올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사고력 수학 같은 것은 필요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추상화된 개념을 쉽게 이해하는 고등학생 위주로 가르치다 보니 사고력 수학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초등 수학에 대해서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올바른 초등 수학 지도법조차 모릅니다. 그리고 사고력 수학을 실제 가르쳐보지도 않았습니다. 어설프게 인터넷으로 교재를 훑어본 정도이죠. 저는 초1부터 초6까지 모든 학년의 사고력 수학을 다 가르쳐봤습니다. 수학 전공자로서 사고력 수학 교재의 우수성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제 자녀들이 개념 1권+심화 1권 2권 구조로 초등 수학을 해낼 수 있는 원동력에 사고력 수학을 병행한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고력 수학에는 수학적 사고력, 추론 능력, 심지어 서술형 식 세우기 능력까지 모든 것을 키울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따라서 심화책을 2권 풀리는 것보다 사고력 1권+심화책 1권 풀리는 것이 더 좋습니다.
5. 사고력 수학을 시키는 적기는 초1부터이나 그전부터 플레이 팩토 같은 교구 중심 사고력 수학을 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아니면 미취학 시절에는 보드 게임이나 블록, 종이접기 로봇조립등으로 대체해도 됩니다. 저희 집에는 시가 300만 원어치 보드 게임이 있습니다. 레고나 블록등도 매우 많습니다. 블럭방이나 보드게임 학원이 망할 때 대량 구매해 뒀습니다. 미취학 시절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는 이런 보드게임이나 블록등도 사고력 수학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사고력 수학은 초5부터는 그만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초5 초6 대상으로 하는 사고력 수학은 사고력 수학의 탈을 쓴 서술형 문제집이나 3% 올림피아드 스타일의 형태라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초1부터 초4까지 사고력 수학을 시키고, 초5부터는 중등 선행이나 아니면 문해길(문제 해결의 길잡이) 같은 서술형 문제집을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6. 사고력 수학 교재는 시중에 나와있는 것이 팩토, 즐깨감, 수학 노크, 1031, 필즈 등입니다. 1031과 필즈는 저자가 같아 거의 내용이 비슷합니다. 즐깨감과 수학 노크는 초1~초4 수준의 사고력 수학이라 초4까지 진행하기에 무난합니다. 팩토는 초1~초6과정까지 있습니다. 1031과 필즈는 다른 사고력 교재보다는 난이도가 어렵고 문제수도 많습니다.
결국 초4 수준까지 진행하려면 즐깨감(1~4), 수학 노트(A~D), 팩토(1~4) , 1031(pre~중급), 필즈(입문~중급)까지 진행하면 됩니다. 1031과 필즈는 중급의 경우 초4~초5 수준 사이로 보면 적당합니다. 타교재보다 약간 난도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