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 복고 양식의 프린스턴 체플

화려한 스테인 글라스와 장엄한 울림

by Elliott 장건희

곧 졸업 시즌이 다가옵니다. 한국의 학사일정과 달리 미국 학사일정은 늦여름 (8-9월)에 입학식이 있고 초여름(6월경)에 졸업식이 있습니다. 날씨와 온도만 봐도 일 년 중 입학식과 졸업식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을 때이죠. 반면 2월 말, 3월에 졸업, 입학식을 하는 한국은 아직 날씨가 완전히 풀리지 않을 때라 늘 추위에 고생이지요.


프린스턴 대학에서 입학식과 졸업식이 열리는 장소는 늘 동일합니다. 바로 학교 내의 체플(Chapel)인데요. 전교생이 이곳에서 학사일정을 시작하여 이곳에서 끝낸다고 합니다. 졸업식을 이곳 체플에서 할 수 있는 이유는 여느 채플과 다른 엄청난 규모 덕분이죠. 수용인원이 2천 명이나 되기 때문에 꽤 큰 학내 행사도 이곳에서 열릴 수 있습니다. 장엄한 분위기와 각양각색의 화려한 스테인글라스 실내 장식. 그 어느 멋진 실내공간이라도 감히 대항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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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중세시대에 지은 성당의 규모에 맞먹을 만한 고딕 복고 양식의 건축물인 프린스턴 채플은 전 세계 대학 체플로는 영국의 캠브리지의 킹스 칼리지 체플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19세기 지었던 기존 체플이 화재로 소실된 후 1925년 착공하여 3년에 걸쳐 완공한 새 프린스턴 채플은 당시 돈으로 이백오십만 불이라는 어마어마한 건축비가 들어갔습니다. 사면으로 펼쳐있는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과 장식된 그림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가르침, 순교, 재림이라는 각각의 주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학교와 관련된 인물의 이미지도 포함이 되어있다고 하는데요. 누가 그려져 있는지 찾는 것도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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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제프 베조스, 오른쪽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아래 벤 버넹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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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 졸업식 하면 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축사인데요. 미국 대학들은 학교마다 앞다투어 누구나 알만한 명사들에게 축사를 부탁합니다. 최근 프린스턴에서 축사를 전한 인물로는 이곳 전기공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가 있었죠. 그리고 우리에게 베트맨, 인터스텔라로 알려져 있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이 학교 경제학 교수이자 미국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었던 벤 버넹키 박사도 최근에 축사를 전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 섰던 강단은(pulpit)은 실제 프랑스의 어느 중세 성당에서 그대로 떼어 온 것으로 16세기에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안쪽 합창단 또는 성가대를 위한 좌석들은 로빈훗으로 유명한 영국의 셔우드 숲에서 베어온 목재로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100여 명의 목수들이 일 년 동안 달려들어 작업을 한 수준 높은 공예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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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프랑스산 강단, 오른쪽은 영국산 성가대석

캠브리지에는 킹스칼리지 합창단이 있다면 프린스턴에는 웨스트민스터 합창단(Westminster Choir)이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합창단은 바로 근교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콰이어 칼리지라는 음학대학에서 조직된 명문 합창단으로 이곳 체플에 와서 자주 연습과 공연을 합니다. 체플에 설치되어 있는 영국산 현대식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한 반주에 맞춰 울려 퍼지는 합창곡은 채플의 분위기를 절정에 이르게 합니다.

아래 프린스턴 체플에서 연주되는 웨스트민스터 합창단의 하모니를 실제로 한번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4C9zVg5X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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