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시 수첩을 챙겼던 이유
첫 번째 해고 후, 최종 합격했던 G사의 면접이 기억에 남습니다.
헤드헌터가 링크드인을 보고 먼저 연락을 해왔고, 이력서를 보내주자 면접 준비를 위해 선릉역 사무실로 한 번 방문해 달라고 했습니다. 보통 헤드헌터와의 작업은 전화와 이메일로만 진행되는데, 직접 방문을 요청한 것이 의외였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당부를 받았습니다.
"오실 때 작은 수첩과 볼펜을 꼭 들고 오세요."
"수첩이요? 예. 알겠습니다."
사무실에서 만난 헤드헌터는 왜 작은 수첩을 준비하라고 했는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면접관으로 회사의 사장님이 직접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장님은 직원 한 명도 없던 시절부터 회사를 키워온 자수성가형 CEO였고, 면접에서 매우 깐깐한 스타일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전에 한 면접자가 아무 준비물 없이 면접장에 들어갔다가,
"면접 보러 와서 필기할 것도 안 가져오냐?"
라는 핀잔을 듣고 즉시 불합격되었다는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반드시 수첩과 필기구를 가져가라고 조언한 것이었죠.
솔직히 다소 과하다고 느꼈지만, 면접자의 태도를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조용히 수첩과 필기구를 챙겨 갔습니다.
그 결과, 면접에서는 별문제 없이 합격했지만, 면접 분위기만으로도 회사의 문화가 예상될 정도였기 때문에 결국 입사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면접에서의 작은 준비 하나가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그 이후로 면접을 볼 때는 항상 작은 수첩을 챙겼고, 예상치 못한 긴장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 중 긴장해서 질문의 요지를 놓칠 때,
수첩에 질문을 적어두고 참고하면서 답변하면 긴장감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만약 헤드헌터를 통해 면접을 보게 된다면,
면접관의 성향이나 주의해야 할 사항을 미리 파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헤드헌터는 그 회사를 처음 소개하는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이전에 면접을 본 지원자들의 피드백을 들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면접은 단순한 질문과 답변의 과정이 아닙니다.
작은 준비 하나가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고,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작은 차이가 명확한 차이를 만듭니다.
이 면접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