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근속 vs 5번 이직
올해로 입사 20주년이 됩니다.
신입사원으로 출발했던 동기들이 한 회사를 20년간 다녔다면,
그들은 올해 장기근속 감사패를 받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몇몇 동기들이 그 패를 받은 사진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20년 동안 여섯 곳의 회사를 다녔습니다.
한 회사에서 20년을 보내는 것은 저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같은 사람들과 20년을 함께하며 같은 조직에서 성장해 나가는 삶도 있었겠지만,
저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움직이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미로 속에서 치즈를 찾는 생쥐 ‘스니프’와 ‘스커리’, 그리고 꼬마 인간 ‘헴’과 ‘호’의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의 20년을 돌아보며, 저 또한 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과 다르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저에게 주어진 치즈는 안정적인 직장과 정해진 커리어 패스였습니다.
그곳에서 노력하면 성장하고, 보상받으며, 경력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치즈는 점점 줄어들었고, 저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은 ‘호’의 길이었습니다.
호는 치즈가 사라지자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꼈지만,
결국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났습니다.
저 또한 이직을 할 때마다 불안감과 기대감이 교차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했고,
때로는 이전 직장보다 더 나은 치즈를 찾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반면, 한 회사에서 20년을 보낸 동기들은 ‘헴’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들은 한곳에 머물며 기존의 치즈가 변하지 않기를 바랐고,
그 자리에서 성장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선택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살아낸 것이니까요.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미로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한곳에 머물며 치즈를 지키고, 어떤 이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섭니다.
중요한 것은 ‘변화는 피할 수 없으며, 그것을 두려워하기보다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나은 길을 열어준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저만의 치즈를 찾아 나서려 합니다.
익숙한 곳에 머물기보다 새로운 미로로 들어가는 것이 더 저를 성장시킬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20년을 돌아보며, 저는 다시 한번 질문합니다.
"저의 치즈는 어디로 갔을까요?"
그리고 다시 답합니다.
"어디든 찾아 나서면 돼.. 때로는 치즈를 만들어내면 되는 거야.
그리고 꼭 치즈만 있는 건 아니더라.
또 다른 미로에 떨어지기 전에 미리 준비하면 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