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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느껴질때 해야할 것

딸의 수힘표

by 민수석

"20대는 시간이 시속 20km로 흐르고,

30대는 30km, 40대는 40km,

50대는 50km, 60대는 60km로 흐른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점점 더 빠르게 지나간다는 비유지요.


이제 제 시간도 어느덧 시속 50km에 가까워진 듯합니다.

하루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한 주가 금세 끝나 버립니다.

정신을 차리면 계절은 또 바뀌어 있습니다.딸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 걸까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이 들수록 새로운 게 없어서 그래요."


매일 같은 길, 같은 일상, 같은 생각.

의식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하루하루는

기억에 남지 않으니,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시간을 천천히 느끼고 싶다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라고요.


생각해보면 20대, 30대에는

처음 겪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첫 출근, 첫 월급, 첫 연애, 첫 실패.

이 모든 '처음'이 기억의 발자국을 또렷하게 남겨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반복되는 일상이 대부분이니

기억할 일이 줄고, 시간도 더욱 빠르게 느껴지는 걸지도요.


물론, 반대로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익숙함 속에서 여유와 충만함을 누리는 이들도 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나이가 들수록

우리가 스스로를 새로운 환경에 노출시켜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반복되는 루틴 속에 쌓여가는 안정감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낯설고 어색한 경험들이

삶의 농도를 더욱 짙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그 농밀한 시간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더 또렷하게 기억하게 해줍니다.


딸아이가 어느새 고3이 되어

대학 입시를 위한 수험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아이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듯,

우리의 시간도 함께 지나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서로의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부지런히 ‘공유 마일리지’를 쌓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두고두고 떠올릴 수 있는

느리고 선명한 기억으로 남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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