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석의 좌충우돌 신입사원 시절이라는 에세이

인생은 수십권의 에세이로 엮인다

by 민수석

지난 주말 검마사님의 〈루틴의 설계〉 북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딸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시간이 남아,

그곳을 향하던 길에 문득 첫 직장이 떠올랐습니다.

십여 년 만에 다시 걸어보고 싶은 골목이었지요.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자리엔

그 크던 건물이 철거되고 가림막만 덩그러니 서 있었습니다.

한때는 주변에서 가장 높고 큰 건물이었는데,

‘왜 8층까지만 지었을까’ 궁금해하던 제 마음이

지금은 ‘더 크게 짓기 위해 허물었구나’로 이어지더군요.


낯선 풍경 속을 서성이자,

어리숙하던 신입사원 시절의 기억이 조각조각 떠올랐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의 밤샘 근무,

사람보다 일이 먼저였던 야만의 시절.


결혼도 하고, 사랑하는 딸도 태어났던 때였지만

기억 속에서 가장 먼저 솟아오르는 건 힘겨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게 신입사원 시절은

‘추억’이 아니라 ‘경험’이었겠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누군가의 인생은 한 편의 책이 아니라

수십 권의 에세이가 모여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페이지마다 웃음이 담기기도 하고,

때론 눈물과 고단함이 글자처럼 새겨지기도 하니까요.


오늘 저는 제 책장에서

〈민수석의 좌충우돌 신입사원 시절〉이라는 에세이를 꺼내,

오래된 기억을 한 장씩 펼쳐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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