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by 민수석

여느 날처럼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습관처럼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어느새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의식보다 빠른 뇌의 자율주행이 작동한 걸까요.

운동복을 챙겨 입고 종합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체육대회가 열리는 모양인지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탄천으로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대로 들어가기엔 어쩐지 아쉬워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2층을 한 번에 오릅니다.

신기하게도 힘들지가 않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10층 즈음에서

엘리베이터를 탈까 망설였을 텐데요.


한 번 더 오르고,

그래도 뭔가 부족한 마음이 남았습니다.

이번엔 강아지와 함께

아파트 뒤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오랜만에 와서일까요.

야외 헬스장도 생기고, 맨발 걷기장도 생겼습니다.

작았던 나무들은 제법 자라

공원의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바로 집 뒤에 이런 곳이 있었는데

그동안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탄천이나 한강처럼 거창한 산책길만 떠올렸지요.


가까운 곳의 풍경은

너무 익숙해서 보이지 않았던 걸지도 모릅니다.


조그만 공원 벤치에서 강아지가 숨을 고를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이란 어쩌면,

늘 곁에 있었는데 내가 못 본 것일지도 몰라.’


어쩌면 내가 찾고 있는 파랑새는

그리 멀리 있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그때 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민수석님은 파랑새 같아요.”

그 말을 이제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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