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광안리
부산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은 해운대 러닝으로 시작했습니다.
가볍게 달리고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글을 쓰고 있자니,
문득 광안리 바다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예전엔 계획에서 벗어나는 걸 어려워했는데,
요즘은 점점 즉흥적인 내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보고 싶으면 가야죠.
그 길로 바로 광안리로 향했습니다.
광안리 해변은 언제 가도 좋습니다.
광안대교를 바라보고 앉아 있으면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합니다.
잔잔한 파도 소리, 한적한 모래사장,
적당히 부는 바람, 모래 위 벤치의 온기.
순천만 갈대로 만든 파라솔 아래에서 들려오는
강아지 짖는 소리와 연인의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한 장의 풍경처럼 펼쳐졌습니다.
아— 좋다.
이 말이 저절로 흘러나왔습니다.
그때 멀리서 도로를 통제하는 휘슬 소리가 들렸습니다.
곧이어 수많은 러너들이 도로 위를 달려옵니다.
부산바다마라톤이 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을 보며 가슴 한켠이 두근거렸습니다.
무리에 속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저였는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나를 알고, 나에게 맞는 무리에 속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삶의 좋은 활력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는 사람들의 얼굴엔 각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과의 싸움을,
누군가는 목표를 향한 의지를,
또 어떤 이는 그저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발걸음으로,
자신의 속도로 달려가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참 멋졌습니다.
그렇게 부산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검마사님의 북콘에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그 하루는 제게 ‘변화’라는 이름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