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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걱정은 하는게 아니다.

by 민수석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에는
지방으로 좌천된 김부장이 꿈을 꾸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는 자신이 없어서 부서가 마비되고,
상무가 전화를 걸어와 말하죠.

“낙수야, 네가 없으니까 회사가 일이 안 돌아가.
다시 한 번만 와줘야겠다.”

꿈속의 김부장은 흐뭇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확인받았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꿈이었습니다.

저 역시 복직의 순간,
비슷한 착각을 했던 사람입니다.
팀의 에이스였고,
제가 셋업한 시스템이 많았기에
제가 없으면 일이 멈출 거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업무는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맡았던 일은
누군가 이미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회사 중심의 나’가 아니라
‘나 중심의 회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요.

회사에서 “에이스”라 부르는 말은
달콤하지만 때로는 가스라이팅일 수도 있습니다.
그 말에 세뇌된 채
일하지 않는 몇몇의 몫까지 떠안고,
결국 번아웃으로 쓰러진 건 저였습니다.

복직 후 처음엔 서운했습니다.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니…”
하지만 금세 마음을 고쳤습니다.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이제는 나를 갈아넣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제는 내게 주어진 일만 합니다.
회사 걱정이 아니라, 내 앞날을 걱정합니다.
회사 중심에서 나 중심으로.
이 단순한 전환이
내 삶의 균형을 되찾게 해주었습니다.

회사 걱정은 말자.
이젠 내가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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