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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직장인 20주년을 맞이하며

불안을 마주하는 방법

by 민수석

2025년 1월은 제가 직장인으로서 2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입니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두 번의 해고, 다섯 번의 이직, 여섯 번째 직장, 그리고 무급휴직까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저 자신에게 "수고했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내내, 제 마음 한구석에는 늘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직장인으로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불안감이었죠.

신입사원 시절, 선배들을 보며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던 순간부터,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이직해야 한다는 압박, 해고에 대한 두려움,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늘 불안과 함께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불안 덕분에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불안의 상당 부분은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더군요.

한국 지사의 실적이 좋지 않아 부서 전체가 해고될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생존을 위해 이직을 준비하는 것뿐이었죠.


그러던 중, 직장인의 삶 외에도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직장생활은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중심도 '직장인으로서의 나'에서 '민수석이라는 개인'으로 옮겨졌습니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을 때 느꼈던 성취감을 이제는 책 한 권을 다 읽었을 때도 똑같이 느낄 수 있더군요.


지난 20년 동안 저는 너무 많은 생각과 부담 속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졌죠.


어쩌면 스스로에게 너무 인색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복직 후, 조직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를 격려하고 인정하는 일이었으니까요.


앞으로 직장생활을 얼마나 더 이어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잘해내고 있는 나 자신을 칭찬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 합니다.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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