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학문이 아니다.
아는 동생과 외모차별주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졌다.
외모, 음색, 몸매, 연기력 등
사람들에 의해서 평가되어서 점수로 환산되는 것들은 시장에서 돈의 가치로 환산되어진다.
그러면 시장은 무엇일까?
많은 사업을 해보면서 느끼는 것은
사업은 분석으로도 알 수 없고, 인과관계를 정확히 측정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vinod khosla는 인터뷰에서 창업을 경험해보지 않은 VC는 창업가들에게 조언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와 사람만 보고 투자를 해본 사람은
직접 사업을 운영하면서 부딪히는 온갖 정책에 대한 규제, 소비자의 반응, 조직내부의 갈등, 경쟁자의 출현 등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업가는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는 관찰자가 되어야한다.
백종원은 훌륭한 사업가로 알려진 사람이다.
나는 외식업 창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가 유튜브에서 장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주변을 많이 관찰했는지를 알 수 있다.
어른들만 좋아하는 메뉴를 구성하는 집에는 아이들을 데려가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아이용 돈가스 메뉴를 넣어두면 좋고, 많은 메뉴를 구성하는 것보다 적은 메뉴에 집중하여 단골을 만드는 것이 사업에 더 유리하며, 하나의 메뉴에 대한 정확한 원가를 추산하는 것이 장사의 첫 걸음이라고 한다.
정확한 원가를 파악하는 것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애플의 스티브잡스도 회계를 언급하며 강조했던 부분이다.
백종원의 미정국수는 그릇을 직접 올려서 치울 수 있도록 홀을 구성하기 보다 하나의 긴 테이블로 매장을 구성하고, 새마을식당은 불고기를 얇게하고 단순한 소스만 나오며, 중국집의 메뉴는 단순하면서도 철저하게 구성되어있다.
그의 사업수완과 생각하는 방식은 정말로 뛰어나다.
그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더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관찰했던 것들을 살펴보면 가히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할 정도로 무섭다.
그는 끊임없이 분석한다.
손님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좋아하지 않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인과관계를 찾아내려고도 한다.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여러 것들을 통해
사업의 기초는 분석보다는 응용이 아닐까 싶다.
나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사람들이 사랑한다면
그것은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 응용의 영역이 된다.
90년대생들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예전과의 사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없던 신고, 인사부 투서 등 상급자에 대한 불만과 불의에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본인의 권리를 옹골차게 주장한다고 한다.
이를 받아들이면서 바뀌는 회사들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는 회사들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 회사들에서는 인재들이 떠나고, 그렇게 변하는 회사는 지원자들이 넘친다.
시장은 그런 것이다.
분석은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해가 어려운 것은 그냥 응용하고 적용해야하는
그런 무서운 곳이다.
설령 그게 내가 싫어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상식의 범위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
'미쳐야지 미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괴짜거나 비범한 사람들이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가 발전하면서
내가 가장 강하게 느꼈던 것은
더이상 상식이라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TV로 몰렸던 광고비용은 이제 YouTube로 전부 흘러갔고
웬만한 한 명의 인플루언서는 수 십억을 손에 거머쥔다.
중국의 한 인플루언서는 수 백억의 매출을 일으키고,
그를 향한 팬층은 문화를 만들어낼 정도로 이르렀다고 한다.
문제는 이제 상식을 어떻게 넘느냐가 중요하다.
토스는 규제 속에서는 탄생할 수 없는 앱을 만들어서 규제를 타파했고,
이제는 길거리에 전동킥보드가 나뒹굴고 있다.
택시가 안잡힐 때는 타다를 부르고,
엠티나 워크샵 장소를 알아볼 때는 에어비앤비를 켜게 됐다.
상식 밖의 것들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분석하기보다 이용할 수 있어야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조건 시도해보고,
내 상식의 벗어나는 것들, 비정상이라고 싫어했던 것들을 시도해봐야한다.
그것이 현행으로 존립할 수 없는 사업군이라면
범법을 행하면서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싸워야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부동산 임대사업을 알아보는 친구에게
부동산으로 할 수 있는 5가지 사업을 얘기해줬다.
방을 쪼개서 많은 사람들에게 월세를 주는 방식인 쉐어하우스,
자판기와 키오스크로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스터디카페,
업무공간으로 꾸며서 회사를 입점시키는 공유오피스,
일반 사람들의 짐을 맡아주면서 보관료를 받는 창고업,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받아 기획하여 꾸며서 돈을 받는 방탈출.
예전에는 그저 부동산 임대로 묶여있던 것들이
이제는 하나의 비즈니스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응용의 영역이 아닌 분석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전통적인 사업군은 이미 응용이 많이 되어있기 때문에
이제는 분석을 통해 세부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계속 떠올리고 스케치하면서
사업에 다가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