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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즘 리플렉팅 Feb 22. 2020

마지막 선택, 에어팟프로 vs 소니 WF-1000XM3

3번째 청음을 마지막으로 선택한 제품은?

지난 금요일을 끝으로 오랜 고민을 끝냈다. 지난주 동대문 핫트랙스에서 WF-1000XM3와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에어팟 프로의 3번째 청음을 끝냈다.


청음 선정곡은 사랑해 마지않는 Astor Piazzolla의 'Haydee'

도입부부터 사랑스러운 소리로 가득하다.

동대문 핫트랙스의 WF-1000XM3는 곱게 투명 아크릴 박스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아크릴 박스 속에서 충전이 잘 안 된 걸까. 무슨 탓인지 몰라도, 광화문에서처럼 페어링은 잘 안 됐다. 계속 영어로 안내 음성이 나오는데 이전에 들을 수 없었던 안내 음성이어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신기하게도 음악을 듣는 덴 지장이 없었다.


역시나 그 전까지의 청음과 똑같이 매장의 큰 배경음악을 완벽히 지워주는 것은 아니지만, 100에서 10 정도로 줄어들었고, 특유의 음질과 공간감이 느껴졌다.


다음날, 가로수길에 가서 같은 곡으로 청음 했다. 내 기기와 연결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지 먼저 여쭤보니, 재설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매장에서 연결된 기기로 들을 것을 권유하셨다. 애플뮤직에서 같은 곡을 찾아 틀었다. 악기 소리가 째지게 나오는 순간 결정했다. 소니로 가야겠구나.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도, 음질이 중요했다.


에어팟 프로의 노이즈 캔슬링은 압도적일 정도로 소리를 지웠다. 하지만, 소니에서 들었던 묵직하고 풍부한 느낌은 없었다. 공간감은 생기지 않았고, 옛날 멜론과 벅스를 비교했을 때 느꼈던 '고음의 째짐'이 느껴졌다. 억지로 음을 증폭시킨 듯한 느낌이었다. 혹시나 기분 탓일까 싶어 도입부를 반복해서 들었다. 결과는 같았다. 소니에서 느낀 음악적 감동은 없었다.


에어팟 프로는 잡고 터치, 소니는 터치패널에 탭하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좌) 이어팟 프로, 우) 소니 WF-1000XM3

3번째 청음 때 알게 된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에어팟 프로는 이어버드의 다리를 잡고 터치해야 한다. 이어버드를 탭 하듯 터치하면 되는 소니에 비해서 불편하게 느껴졌다.


청음을 하기 전까지 통화품질을 고려해서라도 에어팟 프로의 음질을 다시 느껴보고, 더 좋다는 생각이 들면 에어팟 프로를 사려고 했다. 이미 전날, T다이렉트샵에서 29만 9천 원에 파는 에어팟 프로를 잡았었고, 심지어 당일 애플스토어에도 간만에 재고가 들어와 있어 구입하려면 언제든 살 수 있었다. 하지만 3번째 청음을 시작한 순간, 에어팟 프로에 관한 마음은 시들고 말았다.


청음 안내를 도와주시던 직원분께서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하시면서 여러 이어폰이 있으시다고 하시길래 잠깐이었지만 사용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덕분에 그간의 고민을 정리할 수 있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팝 위주의 대중성 있는 음악을 자주 듣는다면, 에어팟 프로. 클래식이나 선호하는 장르, 음역대가 확실하면 소니.

에어팟 프로는 좁은 공간에서 모든 보컬을 비롯하여 모든 음을 한꺼번에 몽땅 가져다주는 느낌이라면, 소니는 음악에 따라 공간을 바꾸고 숨은 음까지 음 하나하나 가져다주는 느낌이다.

여러 음악을 재생한다고 했을 때, 에어팟 프로는 한 아티스트가 계속 다른 곡을 연주해주는 느낌이라면, 소니는 음악에 따라 아티스트가 바뀌는 느낌이다.


우습지만 마음속엔 소니를 정해놓곤 집에 와서 한참을 더 고민했다. 과연 좋은 선택일까 싶어 에어팟 프로 실사용자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더 찾아보고 물어봤다. (이미 WF-1000XM3에 관한 이슈는 겪어봐서 알고 있었으니) 마침 유튜브에서 에어팟 종류별로 끊기는 거리를 얘기한 영상, 통화품질이나 다른 오류 이슈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결국 소니의 WF-1000XM3를 선택했다.


인터넷 주문으로 24만 원대에 구입했다.(소니코리아 공식 판매 대리점인 엠피나비에서 진행하는 오픈마켓에서 카드 할인을 받아 구입했다. 소니코리아는 한정 수량으로 정가에서 2만 원 할인 행사를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중이다) 오늘 배송을 받아 열심히 폼 팁으로도 바꿔껴보면서 공사장 ASMR을 켜놓고 WF-1000XM3의 노이즈 캔슬링을 시험해봤다.


시험환경 : (노트북 스피커 기준) 거리 60cm. 볼륨 100, 오디오 설정은 게임 모드 (소리가 기본보다 더 커진다), 시끄러운 특정 구간을 오가면서 천천히 들어보았다.


공사장 ASMR, 우아하게 등장-!


이어팁 재질과 노이즈 캔슬링의 상관관계


- 실리콘 팁일 땐 "우찌할라고~ 매운 데에~"가 정확히 들렸다.

- 폼 팁을 끼우자, 그냥 내 앞에 뭘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만 있을 뿐이었다.


양쪽 이어팁을 달리해서도 껴보고, 재질을 서로 다르게 껴보기도 했다. 모든 팁이 귀에 딱 맞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실리콘 팁은 M 사이즈가 기본이며, 귀엔 S, SS사이즈가 맞았다. 폼팁은 M 사이즈였을 때 노이즈 캔슬링이 잘 이뤄졌다.


편안한 청취 환경


확실히 노이즈 캔슬링이 잘 발휘하니 볼륨이 (아이폰 기준) 중간까지 안 가도 음악이 풍성하게 들린다. 이전에 이어팟 쓸 땐 시끄러운 곳에서 항상 거의 8, 90% 볼륨을 올려 들었던 것에 비하면 편안한 느낌이다.


세상 편한 커스텀 : 볼륨 조절

소니 전용 앱인 <Headphones>를 다운받으면 기기 연결 후 좌우 이어버드의 기능 설정이 가능하다. ⓒ 프리즘 리플렉팅

초기 왼쪽 이어버드 설정은 노이즈 캔슬링/주변음 허용 모드(Ambient Sound On/off)이다. 걷거나 주변을 살펴야 하는 시간이 길 땐 주변음 허용 모드도 괜찮긴 하지만, 사용 빈도수가 낮다면, 볼륨 조절로 돌리고, 집중해서 들어야 할 때 볼륨을 낮추거나 일시 정지하는 편이 나을듯싶다. 이건 지극히 내 사용 환경 위주이기 때문에 사용자 환경에 따라서 다르게 설정하길 바란다.  


블루투스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끊김 현상


끊길 것도 예상했는데, 이번엔 양품을 뽑은 걸까? 아니면 아이폰 A/S에서 충돌한다고 했던 팟캐스트를 지워서일까. 이전처럼 끊기지 않아서 놀랐다. 청음 하러 가서도 몇 센티만 떨어져도 끊김이 심했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업데이트 이전/이후 동일했다.


(참고로 내 휴대폰은 아이폰6로 총 사용기간 4년 6개월, 자주 떨어뜨린 리퍼폰임을 고려하면 2년 6개월을 지나고 있기에 블루투스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 에어팟 시리즈도 끊긴다)


여전히 주머니에 넣거나 휴대폰 상단부를 가리면 끊김이 생긴다. 이건 내 휴대폰의 문제 같다. (에어 1에 연결해 본 결과 내 아이폰의 문제가 맞다. 참고로 블루투스를 담당하는 칩셋은 와이파이, GPS와 함께 휴대폰 상단부에 위치한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어버드와 휴대폰이 가까이 있을 때 끊김 없이 잘 들린다. 페어링도 잘 된다. 통화 문제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가진 친구에게 부탁해 실험해보고, 유선 이어폰이나 그냥 생폰으로 통화할 생각이다. 부디, 그간의 노이즈 캔슬링 모험기가 당신에게 도움이 됐길 바란다.


그간의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이어폰 비교▼


선택에 큰 도움이 된, 거리에 따른 끊김 현상 보여주는 에어팟 시리즈 비교 & 실사용 경험 소개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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