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됐다. <유퀴즈>라는 희망이.
너무나 기다린 <유퀴즈 온 더 블럭 시즌 3>가 3월 11일 수요일 밤 9시에 시작했다. 뜨거운 감동과 함께 시작한 <유퀴즈> 무엇이 바뀌었으며, 어떤 감동을 주었나.
<유퀴즈 온 더 블럭 시즌 3> (이하 <유퀴즈>, <유퀴즈 시즌 3>)는 코로나19 여파에 치명타를 입고 시작했다.
<유퀴즈>의 기본 포맷의 배경인 '거리 위' 대신 다른 형태의 배경 포맷을 빠른 시간 내에 연구해야 했고, <유퀴즈 시즌3>는 스태프의 규모를 줄이고, 실내촬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메인MC인 유재석은 <유퀴즈> 시즌 3의 [번외편]의 느낌으로 시청하길 전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있기 전 <유퀴즈 시즌3>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이벤트를 통한 새로운 포맷에 관한 해석과 그 시작이 궁금했던 시청자 1인으로서의 감상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자기님 퀴즈 - 불확실함을 즐기는 시청자 참여형 퀴즈 포맷의 추가
코로나19 여파가 시작되기 전, <유퀴즈>는 시즌3를 앞두고 '자기님 퀴즈 이벤트'를 시작했다. 시청자 참여 형태이면서도, 어느 형태의 시청자(퀴즈 출제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태의 불확실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이벤트 공모내용에서 내세우고 있는 것처럼 자기님(시청자)이 가진 자기만의 사연과 지식을 통해서 낼 수 있는 퀴즈의 범위를 한층 더 넓히고, <유퀴즈>가 갖고 있는 사연의 다양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퀴즈를 낸 자기님, TV로만 지켜보던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또 다른 자기님(TV 속에서 지켜보게 되는, 거리에서 만나는 자기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형태였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적 한계는 퀴즈를 낸 자기님은 화상통화를 통하여 퀴즈를 진행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이 이벤트가 어떻게 풀어질까 무척 궁금했는데,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져버렸다. <유퀴즈>를 아끼는 애청자로서 걱정이 됐다. 가뜩이나 두 개의 시즌을 걸쳐서 얻어낸 황금 같은 시간대를 변경하긴 쉽지 않았을 테다.
'수요일 편성, 9시'는 포기할 수 없는 <유퀴즈>가 얻어낸 보상이자 성공의 척도였다.
대기업에서 이뤄지는 가정의 날인 '수요일', 밤 '9시'는 그 이전, 다음 프로그램으로 넘어가기 딱 좋은 시간에 속한다. 11시였다면, SBS의 골목식당과 맞서야 했을지도 모른다. 정말 똑똑한 편성이지 아닐 수 없다. 동사(tvN)의 짙은 톤의 <메모리스트> 드라마를 뒤로 빼고, 예능은 앞으로 당겼다. 톤 앤 매너가 지켜진 편성표였다.
이전 시즌1(수요일 밤 11시), 시즌2(화요일 밤11시)에 비하면 이는 <유퀴즈>가 차곡차곡 쌓은 성과이자 편성보도국의 값진 보상이자, 방송계에 있어선 성공의 척도라고 볼 수 있을 테다.
코로나19 때문에 집단으로 모여있을 수밖에 없는 촬영 환경에서 <유퀴즈>는 제작진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브라운관 속에서 느끼는 촬영의 폭이 스튜디오로 한정될 수밖에 없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대망의 시즌 3 시작 - 누구는 반드시 비췄어야 하는 삶에 주목하다.
각종 언론은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예민해져야 하는 상황 속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뉴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었다. 이전 바이러스와 다른 전파력에 시민들은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고, 뉴스를 비롯해 자신의 안전을 방어할 수 있는 최대의 보호를 갖춰야 했다.
마스크는 안전의 예민함을 곤두세우는 척도가 되었다. 마스크 한 장의 가져다주는 거리감은 실로 컸다.
<유퀴즈>는 이를 직접 일기처럼 관찰로 시작한 일기처럼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우리와 추억을 함께한 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
'우리'에서 '당신'으로 - 집단으로 묶여서 설명되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의 삶들을 비추었다.
언론은 혼란을 즐기는 것처럼 정책홍보와 사실 정정 보다는 '공포감'과 '두려움'을 조장하는 뉴스를 더 신경 썼다. 제21대 선거를 앞두고 언론은 국민들을 위한 공적인 선을 지키기보다 복지제도의 정치적이고도 부정적인 해석을 택했다. 정치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뉴스를 가져다줘야 하는지, 시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놓치고 트래픽을 늘리는 뉴스를 끝내지 않았다. 시민들은 더는 수동적이지 않았고, 능동적으로 이를 헤쳐나갔다.
시민들은 같은 혼란 속에서 지쳐가면서도, 희망을 원했다. 건강을 기도했고, 이 시국을 무사히 헤쳐나갈 수 있는 간절한 바람들이 곳곳에서 모였다.
<유퀴즈>의 시작은 이 능동적 시민들에 관해 집중했다. 누군가는 꼭 이야기했어야 하는 이야기를, 같은 시민의 평범한 시선으로 촘촘하게 <유퀴즈>만이 가지고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여타 예능과 남다른 책임감으로 따뜻하게 그들의 공간을 넓혀주었다.
<다큐 3일(KBS)>과는 다른 색과 형태로 <유퀴즈>는 기존의 <유퀴즈>가 평범한 시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일상을 비추고 이야길 나눴다. 시청자들은 나와 같은 평범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능력으로 사회의 문제에 뛰어드는 것을 보며 지친 마음에 용기를 얻었다.
시즌 3의 시작은 영화처럼 시작해, 공포와 두려움에 비장함보다는 태연하게 맞서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들이 밝힌 세상보다 작은 LCD 화면 속 이들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라는 말들을 지켜나가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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