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온앤오프를 사랑하게 됐나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가슴이 뛴 건 5년 만이다. 나 정말 온앤오프 사랑하는 것 같다. 난 왜 온앤오프를 사랑하게 됐나.
<퀸덤> 그리고 <로드 투 킹덤>
온앤오프를 알게 된 건 <로드 투 킹덤>이었다. <퀸덤>의 남자아이돌 버전이 나온다곤 알고 있었는데, 이번 경연에선 탈락제를 만들어 한층 더 쫀쫀해진 긴장감을 부여했다.
<로드 투 킹덤>은 코로나로 인해 관중이 없는 채로 무대를 진행한다. 방송에 담기는 건 오로지 가수들과 동료 가수들의 무대를 보는 반응뿐이다. 관중이 없는 게 가수들에겐 아쉬운 점이 됐을지 몰라도, 개인적으론 관중석이 없는 버전이 온전히 '무대'를 보는 것 같아 좋다. 쓸데없이 관중석에 연습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안 봐도 되니까 말이다.
코로나로 관중은 사라졌지만, 카메라워크는 더 자유로워졌다
<퀸덤>의 후속작으로 이미 표본이 있고 학습된 상태에서 가수들은 더 다양한 무대를 준비했다. 관중석이 사라진 대신,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 무대를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로드 투 킹덤>의 가수들은 <퀸덤>을 발판삼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았고, 자유로워진 카메라워크를 제대로 활용했다.
본무대, 보조무대 식이 아니라 무대 전체를 사용하되, 카메라에 어떻게 담느냐가 중요해졌을 때, 더 보이즈가 보여준 1차 경연과 2차 경연의 안무 연출은 무대를 영상에 제대로 담는 방법을 보여줬다.
더 보이즈의 <괴도(Danger)> 무대와 <REVEAL(Catching Fire)를 보면서 확실하게 느꼈다. 더 보이즈의 무대는 몇 번이나 봐도 새로울 만큼 안무와 컨셉, 의상, 노래 전부가 미친 연출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모니터 밖에서 나와 똑같이 반응하는 온앤오프의 리액션을 보고 순수한 리액션들이 너무 웃겨서 캡쳐해서 짤방으로 쓸 생각뿐이었다.
1일 무한 온앤오프
난 꽂힌 음악은 한 곡 재생만 하면서 지내는데, 뻥 안 치고 하루종일 온앤오프 음악만 듣는다. 하루 시작과 끝을 온앤오프 노래를 듣고, 유튜브에서 온앤오프 영상을 보면서 쉰다.
<로드 투 킹덤>을 알기 전에 커뮤니티에서 '온앤오프는 미쳤다'라고 봤을 때도, <Everybody> 무대를 했다고 했을 때도 별 기대하지 않았다. 여리여리한 아이돌이라고만 생각했다. <퀸덤>에서도 손에 꼽아서 계속 보는 무대는 몇 되지 않았으므로, 굳이 찾아볼 생각을 못 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그만 짤을 본 것이다.
현악기 음악이 깔리고 유아가 웬 남자와 듀엣으로 춤을 추는 영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로드 투 킹덤>의 온앤오프의 무대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건 시간 문제였다.
당장 유튜브에 <온앤오프>를 쳐서 나오는 무대 중 인스타에서 본 옷을 입은 영상을 찾았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온앤오프에 빠지게 된 게….
<The 사랑하게 될 거야>를 보고 충격을 먹었다. 수필 같은 넉넉한 가사와 좋아하는 현악기의 향연은 계속 온앤오프를 갈구하게 만들었다. 스포티파이에서 온앤오프를 쳐서 노래를 들었는데, 팬이 되다니.
이럴 수가. 온앤오프의 음악은 스포티파이도 찾아주지 못한 취향 저격의 음악만 가득했다.
'별 일 아냐, 내 뒤에 숨어. 슬픔에 관한 면역력은 내가 더 세'라니. 어떻게 이런 가사와 노래를 쓸 수 있죠? 그리고 어떻게 이 가사를 이렇게 마음에 와닿게 연출했죠? 유아는 어떻게 이렇게 춤을 잘 추지?
유기농돌에 황현의 등장이라
유기농돌로 눈도장을 찍은 온앤오프는 <퀸덤>에서 오마이걸이 보여줬던 것처럼 자신들이 강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여기에 황현이라는 아티스트의 감성이 더해졌다. 이 이상 어떤 설명이 필요할까.
사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곡을 만든 사람이 황현이라는 것도 <로드 투 킹덤>을 통해서 알게 됐다. 온앤오프가 만난 황현이란 작곡가의 소개 영상을 보고 나서 벅스에서 당장 황현을 찾아 그가 만든 곡목을 보았다.
레이디스코드의 <The Rain>을 보자마자 나는 '황현'이라 쓰고 '신'이라 읽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이 깃든 가사의 샤이니 <방백>, 종현의 <Lonely(Feat.태연)>, 태민의 <낮과 밤 (Day and Night), 티파니의 <I Just Wanna Dance>까지. 이하 모든 온앤오프의 곡들 모두 포함해. 그의 음악을 정말 많이 좋아함을 고백한다.
<The 사랑하게 될 거야>는 마리오네트 컨셉 뿐만 아니라 악기, 보컬, 가사 어느 것 하나 놓칠 게 없는 무대였다. 왜 난 이제서야 온앤오프를 알게 됐는가. 미친, 어떻게 이런 가사에. 이런 카메라워킹과 연출이라니. 시계는 뭐며. 이렇게 음악과 춤, 연출의 삼박자를 모두 갖추다니.
<The 사랑하게 될 거야>를 보고 <Everybody> 무대를 다시 봤다. "Lights On!"을 외치는 구간에서 난 '끝났다' 싶었다. 이젠 안무팀 이름도 알았다. 프리마인드….
망원동엔 센스 수맥이 흐름에 틀림없다.
'망원동에 웬 엔터테인먼트가?'하면서 지나다녔었는데, 온앤오프의 소속사였음을 며칠 전에 알았다. 온앤오프를 The 사랑하게 됐다. 망원동의 아이돌이라니…. 너무 좋다.
망원동이란 감성이 더 해져서일까? 온앤오프의 노래를 들으면 가장 아름답고 추억하고 싶은 시간으로 가는 것 같다. 영원히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품는 소년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효진이 노래를 부르면 모든 가사가 진짜가 되고, 제이어스 노래를 부르면 말랑말랑해지고, 이션이 노래를 부르면 밸런스가 잡히고, MK가 선율을 만들면 유와 와이엇이 묵직하게 톤을 잡아주고 미친 조합이다.
이들이 출연한 예능까지 찾아봤다. KBS KONG 채널에 있는 온앤오프의 <추억은 방울방울>을 아껴보고 있다. 편집이 너무 재밌는 건 물론, 이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지 여실히 드러난다.
정말 신기한 건, 온앤오프를 콘텐츠로 만든 사람들의 영상을 보다 보면 하나같이 온앤오프를 아끼는 게 눈에 보인다. 편집에는 당연히 상대를 향한 주관적인 해석이나 관찰이 담겨질 수밖에 없는데, 자막이나 영상 모두, 온앤오프를 담는 편집자와 촬영자들에게서 온앤오프를 아끼는 모습이 느껴진다. 감히 말하건대, 온앤오프가 킹덤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관계자들은 일찍부터 그들을 아끼고 있었을 것 같다.
신세계
거의 3년 만에 인연을 찾은 느낌이다. 2017년 8월 3일에 데뷔한 온앤오프를 나는 2020년 6월 초에 알게 됐다.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가십으로 지나쳐간 가수가 마음을 파고드는 사람들이 되다니….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전부 믿기는 힘들겠지만, 온앤오프를 알게 된 그 날부터 내겐 이상한 일들 투성이다. 과거 혹은 미래에 다른 세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진짜야. 난 온앤오프를 사랑하게 될 거야. 넌 나의 전부가 돼 버렸으니까.
2020년 6월 18일 목요일, 오후 8시. <로드 투 킹덤>의 파이널 경연이 열린다. 선공개된 온애오프의 곡 제목은 <신세계>다.
후반부에 뭉클한 감성이 가득한 효진의 보컬과 함께 그들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전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난 벌써 울었다. 우린 간다 신세계로라니…. 가취가욥
추가) 온앤오프 누가 뭐래도 너희가 최고였어. 앞으로도 계속 노래해줘
세상의 없던 노래를 불러 간절하게 원하던 너와 나의 꿈들이 만개한 그곳으로 가자 Dive into new world
닮기도 다르기도 한 빛의 프리즘처럼. 세상의 빛이 되고픈 사람들의 이야기 <프리즘 리플렉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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