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야. 세상에 오늘 있잖아. 아까 오후쯤에 창밖을 이렇게 봤는데. 아니 글쎄. 구름이 별이 같더라니까."
"정말?"
"응. 진짜 별이야. 별이."
"신기하네. 무슨 모양이었길래? 강아지 모양이었어?"
"어. 하나는 이렇게 발라당 누워있는 모습. 그리고 하나는 이렇게 달려나가는 모습. 신기하더라. 너였으면 그림으로 잘 그렸을거야. 사진으로 찍어야 했는데. 거 참…. 신기하더라고"
"정말? 신기하다…. 별이가 엄마 보고 싶어서 왔나 보다."
"그, 강아지 나라에선 강아지들이 구름을 타고 다닌다잖아."
"진짜? 책에 그런 말이 있었어?"
"응. 그래서 나도 '아.. 별이가 엄마보고 싶어서 구름 타고 왔나보다…. ' 그렇게 생각했지."
엄마는 별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으레 노견의 반려자가 그러하듯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매번 사료를 사 올 때면 이번이 마지막이겠거니 생각하는 건 사치스러울 정도로 별이는 늠름하게 짖었고 씩씩하게 먹어댔다. 그 어느 평화롭던 날, 라디오에서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텔레비전이 고장 난 이후로 라디오를 틀어놓던 습관에서 비롯된 우연은 항상 기회를 운명처럼 바꾸어 놓았다. 엄마는 별이가 짖을 때면 그렇게 시끄럽다며 짜증 내다가 그 이야기를 들었다며 나에게 웃으며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늘에 가면 강아지들이 다 직업을 갖는다는 걸 해맑게 말하는 엄마를 보며 그 책을 당장 주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당시엔 별이가 곁을 떠나지 않았을 때라 그런가 나는 그 책이 잘 와닿지 않았다. 그저 때때로 "우리 별이는 강아지 나라가면 무슨 직업할래~?" 별이에게 묻고, "엄마, 우리 별이는 강아지 나라가면 무슨 직업할까?"을 묻는 정도였다.
병실에 그때처럼 미소짓고 있던 엄마가 말한 ‘강아지들은 구름을 타고 다닌다.'는 구절은 아마 내가 읽은 초반부엔 나오지 않는 부분이니, 이건 꽤나 읽었다는 소리다. 순간 엄마도 나름 별이를 보낼 준비를 했구나, 그래서 가게에 책이 그렇게 있었구나 싶었다.
언제는 누나 꿈에 그리 나오더니, 이제는 엄마가 아파 성당에 나가질 못했으니 별이가 찾아오는구나. 별이야.
그곳에서 별이는 무엇을 하고 있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이곳보다 더 많이 뛰어다니고 신선한 공기를 많이 맡고 있겠지? 별이, 우리 별이 착한 별이, 예쁜 별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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