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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Moon Aug 31. 2023

 뭐, 그럴 수 있지!

'뭐, 그럴 수 있지!'


이 말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에세이집에서 고백한 인생좌우명이다. 그가 40이 넘은 이후로 웬만한 일은 '뭐 그럴 수 있지!, 그러려면 그래!'라고 하며 넘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이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그저 무덤~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 같이 예민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말이다.


사실, 나는 30대, 40대까지 무난-~한  스타일이라고 착각하며  살았다. 말을 적게 하고, 사람과는 적당한 경계선을 두고 , 못되게 굴지 않는다 라는 생각으로 지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내식의 '무난함' 이였다


앞에서 말한 대로, 좀 민감한 나는 그다지 무난~한 스타일이 아니었다. 어쩌다 못마땅한 일이 생기면 '어? 뭐야!',  '어째서?'라고 꼬집듯 스스로 따져 묻곤 했다.


무슨 일이든 답을 찾으려 애쓰면서  해결을 보려고 했다. 하지만 당장은 답을 얻을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일은 나 스스로에게도 피곤한 일이었다.


가령, 누군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할 때, 내가 한 만큼 보답을 받지 못할 때 등등이다. 주로, 가족이나, 직장 동료등 주위 사람들에게서 많이 받는 감정들이다. 서운함이나 화를 내는 일, 울컥하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 등등이다.


 이런 사소한 감정들이 몰아칠 때면 아무렇지 않게 '괜찮아!' 하며 넘어가주면 정말 좋겠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예수님 이름으로도 잘 안 되는 일이 많다.^


그러다 하루키작가의 에세이집에서 마음에 쏙 들어온 말을 찾았다. 해결을 보지 못한 숙제에 대한 해답이랄까.. 음, 나에게는 '발견'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뭐 그럴 수 있지, 그러려면 그래! 다.


성서에도 마음을 다스리는 말씀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원수를 사랑하라', '분을 품어도 해가 질 때까지 마음속에 두지 마라’의 말씀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도 알려져 있다.


예수님께 죄송하지만, 왠지 이 말들은 다소 무겁고, 형이상학적이다. 그에 비해 ‘뭐, 그러려면 그래!’라는 말이 더 현실적이고, 체험적인 소리라고 거만을 떨고 싶다.^ 게다가 형식을 갖추지 않은 듯하면서도 나름 도전적이다. 


아무튼, 그때부터 나는 이 말을 조금씩 써먹기 시작했다. 그 효과를 나에게 테스트하고 싶었다. 화가 푹푹 찌르듯 날 때나, 누군가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 때다. 그럴 때면 재빨리  이 비상카드를 꺼낸다. 


‘뭐, 그럴 수 있지!, 그러려면 그래!'를 주문처럼 구시렁거린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 보면 신기하다!. 처음에 욱! 하던 마음이 수그러진다. 좀 더 지나면 그 일은 구겨진 휴지조각이 되어 휴지통에 던져져 있는 것이 되어버린다.


‘뭐, 그럴 수 있지!, 그러려면 그래!'

나에게 던지는 이 응수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작은 공격들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무시하기'다.


이유를 묻고, 따지는 일이 때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라면 그런 일은 시간낭비고, 정신적안 소모일 뿐이다. 어차피 사람들은 모두가 다르다. 그것만 인정한다면 크고 , 사소한 감정의 부담으로부터 날개를 달수 있지 않을까? 나를 위해.


난, 요즘 이 말 '덕'을 톡톡히 받고 있다. 제대로 무덤덤해지고 있는 중이다.


하루키작가님께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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