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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Moon Jan 30. 2019

A special friendship

데이빗과 쟌의 특별한 우정

이제 쉰이 넘은 David에게는

일흔이 넘은 교회 장로님-John이라는 친구가 있다.


두 사람은 조용하고 차분하며 성격도 비슷하다.

게다가 띠 동갑으로 생일도 같은 달인 3월로 데이빗과 장로님이 서로 일주일 간격으로 

맞이한다. 그야말로 보통 인연이 아니다.


장로님은 자녀가 시카고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어 다소 외롭고,

데이빗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집도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래서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바로 달려갈 수 있다.


장로님은 부유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수수하며 얼굴엔 언제나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여러모로 손재주가 뛰어난 핸디맨(Handyman-수선공)으로 그의 손이

닿는 곳마다 고장 난 곳은 마술처럼 고쳐진다.

그 재능으로  교회에서 수선공으로 봉사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무료로

뭐든지 수선해준다.


젊은 데이빗은 자신의 시간을 들여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을 소명의식처럼

즐기고 사는 사람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한 가지인 컴퓨터 기술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시간을 아끼지 않고 도움을 베푼다.


그래서 간혹, 데이빗은 집에 무언가 급히 수선이 필요하고 고장이 나면 서슴없이 장로님을 부른다.

장로님 또한 컴퓨터로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시는데 가끔 보시는 중에 컴퓨터에 문제가 발생하면

“데이빗! 지금 드라마 한창 재미있게 보는데 컴퓨터가 작동이 잘 안돼 ~”라고 

비상사태를 알리면서 젊은 친구, 데이빗을 부른다.

데이빗은 서슴없이  비가 쏟아지는 날이나, 눈 내리는 겨울밤도 마다하지 않고

그의 집으로 달려간다.

장로님 역시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그저 수수한 웃음을 띠고 곧장 데이빗의 요청을

받고 출두하신다.


두 사람은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를 하기도 하지만,

데이빗은 가끔 장로님이 혼자 계시는 저녁이면 그의 말벗이 되어주기 위해

그를 찾아간다. 어쩌면 아버지를 찾아가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차 한잔을 마시며 그와 친구가 되어 온갖 세상 돌아가는 잡다한 이야기로

대화의 꽃을 피우며 

아버지와 아들처럼 더 끈끈하고 깊은 정이 오가는 시간으로 빠져든다.

마치 축배를 드는 것처럼.  


두 사람은 이렇게  각자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사람들에게 베풀고 또 서로 도우면서

그런 서로를 바라보며 그들만의 우정을 만들어간다.

그저 베푸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을 섬기는 법을 배워가는 아들처럼.


특별히 데이빗이 자신의 시간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들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쟌 장로님의 "사람들을 향한 헌신적이고도 계산 없는 베풂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삶에 실행하며 살고 싶었다는 것이라 한다.


조용히 숲길을 산책하듯 은근한 기쁨과 여유가 그들 사이에 있다.

늘 존경과 사랑이 두 사람의 삶 속에서 강처럼 은은히 흐르고 있는 듯하다.


우정이란,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과의 특별한 관계다.

별 계산 없이 줄 수 있고 마음 편하게 마주 앉아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사람.

강가에 줄지어 서 있는 연륜이 깊은 겨울 나뭇가지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

삶의 무게에 함께 응원하고 걸어가 주는 것.


사람과의 관계에 선물이란 -정원의 초목처럼

자라나는 우정을 쌓는것이리.



특별한 우정은 제가 오랫동안 교회에서 보아온 아버지와 아들 같은 데이빗과 쟌 장로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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