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은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싹 Jun 29. 2021

테헤란로의 하늘

2021.06.23


하늘을 헤아릴 수나 있을까


그러나 사람들은 높은 빌딩 사이로 하늘을 가두었다


얼마나 오만한가




며칠 전 퇴근길에 웬 커플이 하늘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늘엔 아주 예쁜 분홍색으로 물든 뭉게구름이 떠있었다. 마치 분홍색 보송보송한 솜사탕 같았다. 나도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구름 양 옆에 높은 건물들이 버티고 서있어 아무리 각도를 틀어봐도 내 눈으로 본 구름만큼 예쁘게 잡히지 않았다.


그날 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많은 포토그래퍼들이 그 구름을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다. 대체로 한강에서 찍은 사진인 것 같다. 뻥 뚫린 하늘에 큰 솜사탕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여간 귀여우면서 사랑스러운 것이 아닌가.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인간이 쌓아 올린 빌딩이 아름다운 하늘을 가려버렸구나. 하늘 사진을 도심에서 찍는 것은 의미가 없구나.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와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