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퇴근길에 웬 커플이 하늘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늘엔 아주 예쁜 분홍색으로 물든 뭉게구름이 떠있었다. 마치 분홍색 보송보송한 솜사탕 같았다. 나도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구름 양 옆에 높은 건물들이 버티고 서있어 아무리 각도를 틀어봐도 내 눈으로 본 구름만큼 예쁘게 잡히지 않았다.
그날 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많은 포토그래퍼들이 그 구름을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다. 대체로 한강에서 찍은 사진인 것 같았다. 뻥 뚫린 하늘에 큰 솜사탕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여간 귀여우면서 사랑스러운 것이 아닌가.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인간이 쌓아 올린 빌딩이 아름다운 하늘을 가려버렸구나. 하늘 사진을도심에서 찍는 것은 의미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