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타 부서의 대리님과 함께 점심으로 샤브샤브를 먹으며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대리님은 지난 몇 주간 퇴근 후 회사 근처의 카페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완성된 파일들은 몇몇 헤드헌터와 지원 제의가 온 인사팀,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회사에 뿌렸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주 바로 면접 스케줄이 여러 개 잡혔단다.
그 대리님을 보면서 두 가지 감정이 들었다.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피곤할 텐데도 이 회사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칼을 갈며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는 것, 여간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다른 한 가지 감정은 부럽다! 대리님은 명확한 커리어 패스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의 10년 계획이 뚜렷하고, 그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덜컥 감동한 한 가지는, 그날 저녁, 내 개인 메일로 본인의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내주셨다는 것이다. 메일 끝에는 이제 같은 동네 주민이 되었으니, 언제 한번 갈비 구우러 가자고 쓰여있었다. 그 메일을 보고 나서 큰 감동과 함께 왜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그 대리님께 무슨 큰 도움을 드린 적이 없는데, 소중한 자산인 포트폴리오를 이렇게 턱 내주다니. 그만큼 나를 챙겨주고 생각해준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내 주위엔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가족들 외에 또 있다는 것은 매우 소중하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있다. 심지어 이 사람들과 물리적으로도 가까이 있어, 원할 때 시간만 맞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감사한 일이다.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
나에게 이렇게 많은 인복(人福)이 있는 것은 왜일까? 난 정말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인 것 같다. 내가 받는 사랑만큼 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