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직장 선택의 기준과 그 우선순위를 나름대로 정리해보고 있다. 이직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지금의 나는 내 시간과 노동력에 대한 금전적 가치, 즉 연봉 인상을 위해 이직을 하고자 한다.
물론 이 한가지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의 커리어 패스(career path)를 고려했을 때,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나가면서 연봉도 인상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직장 선택의 기준(이라 쓴 이직의 기준)은 우선순위대로 아래와 같다.
1. 적성
업무가 내 적성에 맞고 안맞고는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다. 물론 연봉을 몇억대로 준다면 적성에 맞지 않는 일도 꾸역꾸역 해나갈 수는 있을지 모르나, 그 일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라 다른 사람과 대면하는 것이 위주인 업무는 꿈도 꾸지 못한다. 예를 들면, 제약회사의 영업직은 연봉이 왠만한 대기업 저리가라 할 정도이다. 거기에 인센티브와 보너스까지 더하면 어마어마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영업직에 지원할 생각 조차 하지 않는다. 내가 받을 금전적 보상에 대비해서, 내가 받을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다. 잘 할 것이라는 자신감 또한 없다.
이 적성에 기반해서 개인의 커리어 패스가 그 모양을 갖춰가고 조금씩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내 적성에 맞는 일이 보이게 마련이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우수한 업무 성과를 보일 수 있고, 그렇게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진로를 조금씩 수정하거나 유지하면서 나의 직업 생활을 만들어 나간다.
2. 연봉
그 다음은 금전적인 보상이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회사를 정말 다니고 싶지 않다. 회사를 다니고 싶지 않다는 의미는 모두가 말버릇처럼 하는 “회사 가기 싫어” 이런 느낌이 아니라, 내 꿈과의 연결고리가 하나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단지 언젠가 실현시킬 내 꿈을 위해, 돈이 없어 좌절되면 안되기 때문에, 그 때를 대비해서 돈을 모으자는 의미 외에는 없다.
위에 말한 적성(또는 커리어 패스)에 맞는 업무라면, 여러 선택의 옵션이 있을 때 다른 조건보다는 연봉을 가장 많이 볼 것이다.
물론 위에서도 말했지만, 연봉 대비 내가 받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이것은 바로 다음 순위인 함께 일하는 사람, 상사와 동료, 회사 분위기와 직결된다.
3. 함께 일하는 사람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정말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된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80% 이상은 사람에게서 온다.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사람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이 생겨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면 높은 연봉을 받는 의미가 사라진다.
하지만 이 조건은 내가 직접 그 회사 그 조직 내에서 일해보기 전에는 (업계 소문이 있지 않는 한) 알 방도가 없기 때문에 매우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이 조건은 직장 선택의 조건이라기 보다는 이직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한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첫 3개월은 수습기간 또는 적응 기간을 거친다. 그 짧은 3개월 동안 회사 분위기와 상사, 동료들을 잘 관찰하고, 나와 얼마나 맞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4. 조직 분위기, 사내 문화
사실 이 조건은 위 조건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조직 내 분위기와 사내 문화는 그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조직이 수직적인지 수평적인지, 조직원이 조직장에게 얼마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지, 조직장이 조직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등 모두 중요하다. 물론 수평적인 조직이라고 다 좋고, 수직적인 조직이라고 다 나쁘진 않다. 수평적인 조직과 수직적인 조직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고, 개인에 따라 선호하는 조직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사내 문화도 매우 중요함을 직장생활을 하면서 배우게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다닌 회사의 사내 문화는 한 단어로 요약하면 “야근” 이었다. 저녁 11시에 퇴근해도 눈치를 봐야 하고, 새벽에 택시를 타고 퇴근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곳이었다. 업무 시간에 커피타임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곳이었다.
그러다가 이직을 해보니 아무리 야근을 해도 9시면 퇴근을 하고,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하면 다음 날 조금 늦게 출근하게끔 편의를 봐주고, 업무가 급하지 않다면 여유롭게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산책을 해도 되는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