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고 못해서 재밌는

발레

by 재끼라우

14. 의외로 모르고 못할수록 미루지 않고 그냥 하는 것이 낫다


슬슬 새해 뽕이 벌써 사라지고

다시 미루기의 정신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그나마 프로미룸러가 부담없이

미루지 않고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발레�


오늘은 발레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못하는 것을 인정하니 덜 미루게 됐다

프로미룸러가 미룸에는 앞서도 말했듯

상당히 많은 이유들이 있다.

특히 종종 찾아오는

쓸데없는 '완벽주의'가 대표적!


이 놈의 완벽주의가 발동하면

괜히 스스로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아예 시작도 안 해버리는 최악의 미룸이 발생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발레를 하면서

의외로 완벽하지 않고

오히려 누구보다 못하고,

아무것도 몰라서 재밌는 것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상한 법칙 1. 꼭 먼저 꼬신 사람이 파토 냄

프로미룸러가 발레를 시작한 것은 2주 째.

2주라곤 하지만,

지난 해 동생의 꼬심에

체험 수업을 듣고

또 바로 시작하지 않다가

이번 주에 겨우 시작했을 뿐이다.


가기 싫은 것도 그냥 가기 싫었던 것은 아니다.

이상한 운동의 법칙.

처음부터 혼자 가려 했으면 괜찮은데,

꼭 누구랑 같이 가려고 했다가

같이 가기로 한 그 사람이 안 가면 정말 가기 싫음.


이번 발레도

먼저 같이 하자고 꼬셨던 동생이

안 가서 정말 하기 싫었다.


대표적인 몸치 박치인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는데,

혼자 하려고 하니 더더욱 싫었다.


이상한 법칙 2. 뭐든 걱정보다는 덜함

걱정과 달리

발레는 의외로(?) 재밌었다.


누구보다도 못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엉망진창으로 자세를 취해도

덜 민망했고,


모두가 오른손을 들 때,

혼자 왼손을 들어도

덜 쪽팔렸다.


그리고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니

맞든 틀리든 스스로 이해한대로

동작을 이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1시간을 하고 나면

정말 하기 싫었던 처음 마음은 흐려지고

개운하다라는 느낌만 더 강하게 남았다.


'시간'은 최고의 해결책

또 발레 3회차가 되고 나서

의외의 희소식.

이해가 하나도 안 가던 선생님의 말 중에

이해가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발레 열등생인 프로미룸러이지만

같은 말을 여러 번 듣다보니

살살 이해를 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자세 중 45도, 90도로

다리를 동서남북 돌려야 할 때

상체는 꽉!! 고정하고 움직인다던가


업!!(까치발) 자세를 하고 이동할 때는

관객들을 고려해서

다리 사이의 빈 공간이 보이지 않게

무조건 뒷다리부터 움직인다던가 등


제멋대로 이해해서 해버리던 동작도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

물론 머리와 몸이 여전히 다르게 움직이지만^_^


여하튼 프로미룸러는

예상치 못한 발레를 통해

지금 계속 시작도 안하고 미루고 있는 일들을

곧 시작해봐도 괜찮겠다는

묘한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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