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기를 극복해보자(2)

나를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

by 재끼라우

5. 어쩌면 내가 가장 미루던 것은 나에 대해 알아보는 것


앞서 이야기한 여러 사례처럼

프로미룸러는 크고 작은 여러 미룸을 거쳐왔다.


그 중 가장 오래되고 깊숙하게 미룬 것이 있으니

바로 '스스로'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매번 귀찮아서, 번거로워서,

고민하기보단 모른 척하기 바빴던

'나를 알아보는 시간'.


프로미룸러는 미루기를 극복하고자 온

제주에서 스스로를 알아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최대한 가볍게 시작해보기

'스스로를 알아본다'는 게 말이 거창하지,

미루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는 사람에게

본격적으로 각을 잡고 진지한 시간을 갖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보통 프로미룸러의 스스로를 알아보는 시간은

멍 때릴 시간이 많은 요가 시간에 이루어지곤 한다.


나는 왜 걱정인형이 되었을까?

당장 오늘 저녁 요가 시간의 일이다.

왜 내가 걱정인형이 되었는지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보통 나의 걱정은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고민하면서였다.


돌이켜보면 보통 프로미룸러의 걱정은

아주 사소하게 시작한다.


업무적으로 얻은 피드백이나,

스스로 갑자기 깨달은 현타 등

사소하게 시작된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갑자기 커어다란 걱정 태풍이 되고 만다.


이후 이 걱정의 태풍 속에서

프로미룸러는 결국

지금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 또 걱정하게 된다.


걱정의 시발점을 고민해보던 중

문득 '이상하게 걱정의 마지막은 똑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엇을 해먹고 살지?'

'평가를 안 좋게 받으면 어쩌지?'

'이정도면 연차에 맞게 일을 하고 있는건가? 남들보다 많이 뒤떨어지는걸까?'

'~라고 이야기했는데 OO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후 매번 하는 걱정들 중 대부분이 공통된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가 평생한다는

첫번째 고민인 '뭐해먹고 살지?'를 제외한 나머지 걱정들은

모두 '타인의 시선'과 관련되어 있었다.


프로미룸러가 걱정이 많았던 이유는

'타인의 시선'을 그 누구보다도 신경썼기 때문이었다..!


왜 이 당연한 것을 몰랐을까라는 반성과 함께

프로미룸러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타인이 뭐라고 평가를 하건

내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자고.


그리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면,

이에 대한 타인의 시선은 최대한 흘러보내는 연습을 하자고.


요가라고 쓰고 '나를 알아보는 시간'이라고 말해요 우리


뻐근해진 다리로

겨우 운전을 해서 돌아오는 길.

패달을 밟을 때 평소보다 힘이 더 들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조금 가뿐해졌다.


당장 걱정인형이 아닐 수는 없지만,

적어도 왜 걱정인형이 되었는지를 알게 되어서일까.


자도 자는 것 같지 않던 요즘

모처럼 꿈 없이 그냥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프로미룸러는

가장 큰 미룸인 '나를 알아가기'를

미루지 않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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