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고 소중한 배아를 이식하기까지

시험관2차 진행중

by 유사라

내 난소에서 난자를 키우고, 채취하고 수정하고, 5일을 버텨내고...

드디어 그 힘든 과정을 거친 녀석들, 작고 소중한 배아가 2개 생겼다.


난자가 30개씩 나와도 전부 미성숙한 것들 뿐이라 한개도 살아남지 못했는데 이번엔 2개가 살아남았다.

배아실에서 5일 버텨준게 그저 고마울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

이 배아가 자궁에 잘 착상하여 42주간 무럭무럭 자라고 세상에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


워낙 임신이 힘들다보니 이 세상에 나와 하하호호 웃으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볼 때면 그저 대견하고 대단해 보인다.

공짜로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그 아이들은 엄마아빠에게 평생 효도 중 8할은 한거라고 생각이 든다.


아이가 빨리 오지 않은 가정엔 집으로 오는 길이 너무 예뻐 이것저것 구경하고 오느라 조금 늦는거라는데.

그래서 나는 데리러 나가기로 했다.




사실 유방암이라는 큰 산을 넘어서인지 시험관 하는 과정이 엄청나게 고되거나 우울하진 않다.

참... 유방암 하나로 내가 이렇게 역경과 시련에도 의연해질 수 있다니 놀랍다.

레벨10단계 퍼즐을 풀어내니 뭐 3,4 단계쯤이야 껌이다.


세상이 흉흉하고 삶이 고되게 느껴질 때면 이런 번뇌와 고통이 가득한 세상에 또 한 생명을 태어나게 하는 게 맞는걸까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너무나도 살아볼만한 곳 같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난자채취를 위해 수도없이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채취하느라 마취를 하고, 몸을 회복하고,

자궁경 검사를 하고 또 수면마취에 들어가고 또 회복하고 약을 먹고...

이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들고 다르게 항상 한 가지 걱정을 달고 살긴 했다

이 인위적인 과정이 혹시 자고 있던 암을 깨우진 않을까..?


괜히 가슴도 아픈것 같고 피곤한 것 같고 불안감이 몰려올 때도 있다.

그럼에도 결정했으면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의사의 말.

못먹어도 Go다!


이마저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내 건강에, 내 환경에 감사한다.


뭐... 이렇게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되면 내 팔자엔 자식이 없는걸로..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난밍아웃:그래요. 저 시험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