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고 소중한 배아2개가 5일이나 살아남았다니!

시험관2차진행중

by 유사라

과배란 주사를 맞고 난자를 채취했다. 이번엔 난자가 30개 나왔다.

혹자는 많이 나오면 그만큼 수정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거니 좋은 게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건강한 난자1개면 배아가 되고, 태아가 되고, 한 인간이 되는 데 충분하다.

중요한 건 "건강한"이다.


난자 채취는 마취에서 깨고 나면 몇 개를 채취했으며 성숙 난자가 몇 개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나의 경우 총 30개의 난자가 나왔고, 성숙난자는 11개라고 했다. 오히려 1차때보다 성숙난자 비율이 떨어졌다.

난자를 15개 이상 채취하면 복수가 더 심하게 차기 때문에 이번엔 많이 힘들 거라고 했다. 정말 그랬다. 복수가 차고 기분 나쁜 복통과 낮아진 성숙 난자 비율로 마음이 안 좋았다.


담당 교수님은 이번엔 미세수정 등 더 적극적인 처방으로 수정 시켜보겠다고 했다. 사실 1차때에 비해 주사도 늘리고 호르몬 조절 약도 줄여서 걱정이 조금 되긴 했지만 일단은 현재에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 내 멘탈은 내가 지키고, 의사는 자궁 내시경을 통해 자궁 상태를 확인 후 이식하기로 했다.


불확실한 미래를 기다린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걱정과 설렘을 동시에 안고,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그것이다. 시험관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우울에 빠지기도 한다.

'유방암에 난임에.. 왜 나에겐 평범한 삶이 허락되지 않을까하고...' 이럴땐 MBTI "T" 남편이 꽤 도움이 된다. 기대도 걱정도 하지 말라고. 이번에 안 되도 또 기회가 오겠지. 편안하게 생각하라고 옆에서 절대 '우울 우물'에 빠지지 않도록 나를 붙잡는다. 이때 그렇게 쉬우면 네가 나 대신 주사맞고 고생해 보라고 쏘아 붙일 수 도 있지만 난 그러지 않는다. 오히려 힘든 일이 있을 때 우울에 빠지기 보다는 돌파구를 찾는 그의 모습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어 닮고 싶어진다. 덕분에 나도 더 쿨한 태도를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일주일 안에 병원 어플로 수정된 배아 갯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엔 확인하지 않았다. 0개였던 배아 갯수에 충격 받은 그 날 새벽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금증을 참고 병원 진료실에서 결과를 들었다. 복잡한 차트 속 30개->11개->... 이런 식의 숫자들이 있었다.


결과는 5일 배양 배아 2개. 5일 동안 살아남은 건강한 배아가 2개 배양됐다는 뜻이다. 곧 이식할 수 있는 기회도 2번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건강한 배아 딱 2개만 생기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랐는데 정말 더도 덜도 딱 2개가 나왔다.


이제 자궁경이다. 또 한번의 마취가 진행되고 또 한달을 기다린다.

아가야.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 참 쉽지 않구나.

그런데도 주책없이 자꾸 설렌다.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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