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편 게이밍 모니터 기본 용어, 지식 정리
지난 편에 이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모니터의 기본 용어 설명을 하려 한다. 기본적인 내용인 만큼 IT기획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사이즈, 해상도, 화면비
[2] 주사율, 응답속도, 시야각
[3] 패널 모드
[4] 게이밍 모니터 주요 브랜드
패널에는 크게 3가지 모드가 있다. VA, IPS, TN.
VA : Vertical Alignment
IPS : In Plane Switching
TN : Twisted Nematic + Film
의 약자인데 자세한 기술 얘기보다는 게이밍 모니터의 관점에서만 이야기 하려 한다.
게이밍 모니터에서 중요시 되는 특성은 앞의 글에서 말한 바와 같이 주사율, 응답속도, 명암비 이 3가지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봤을 때 과연 이 3가지 종류의 패널 중 어떤 것이 가장 유리한지, 그리고 앞으로의 패널은 어떻게 변화해 갈지 살펴보자.
먼저 주사율 관점에서는 3종류 다 144Hz까지 감당해 내고 있다. 하지만 게임 업계의 전망으로는 앞으로 240Hz, 480Hz까지 주사율이 오르게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패널 업체 차원에서도 240Hz, 480Hz에 대한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그럴 경우 현재 가장 패널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TN, IPS 진영에서 먼저 고주사율 패널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VA의 경우 생산하는 업체의 수가 적기 때문에 고주사율 모니터 패널에 대한 대응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다음으로 응답속도 관점에서는 단연 TN이 유리하다. 1ms라는 이상적인 숫자에 가까운 응답속도 덕분에 게이밍 모니터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IPS의 4ms, VA의 5ms가 사실상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응답속도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하튼 숫자 스펙으로만 볼 때는 TN이 가장 게이밍 모니터 패널의 취지에 맞는다. 하지만 최근 IPS 진영에서 꽤나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비록 최고 성능으로 동작시켰을 때에 한정되지만 IPS 역시 1ms의 응답속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IPS 대비 TN의 강점은 오직 가격만 남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게이밍 기어들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어 일반 제품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소비자도 이를 수용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IPS 대비 TN의 강점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VA는 여전히 5ms에서 응답속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VA 패널은 아쉽게도 게이밍 패널과 거리가 멀어졌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명암비를 살펴볼텐데 명암비가 과연 게임에서 중요할까? 답은 YES이다. LoL과 같은 RTS 장르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배틀그라운드 같이 색구분이 힘든 풀숲에서 적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있는 게임, 거대한 오픈 필드 형식을 취하는 RPG 게임의 경우 명암비로부터 나오는 HDR(High Dinamic Range)의 차이가 크게 부각된다. 실제로 고객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HDR을 경험한 뒤에는 일반 화면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답변이 나올 정도로 HDR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VA 패널에도 반격의 기회가 남아 있다. 시야각, 명암비에서 강점을 가지는 VA 패널이 응답속도를 IPS와 동급으로 맞추고 가격만 조금 다운시킬 수 있다면 기존 IPS 시장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전부 먹어치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TN은 여전히 저가 제품용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요약하면 현재 트렌드, 빠른 화면 전환과 반응 속도를 요구하는 트렌드에 맞는 게이밍 패널은 IPS, TN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VA의 강점인 명암비를 잘 살리고 응답속도 문제를 잡는다면 분명 반격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게이밍 기어 브랜드를 소개하려 한다. 물론 필자가 소개할 브랜드보다 훨씬 많은 브랜드가 있으나 필자는 주목해야 할 브랜드 5개를 선정해 소개하고자 한다.
모니터 세트 업체들은 각각의 게이밍 라인에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그 이유는 게이밍 라인이 자칫 본인들의 고유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과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젊은 세대를 겨냥하려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이 전략은 현재 잘 먹히고 있다.
첫번째로 소개할 업체는 국내 피시방 점유율 1위에 달하는 벤큐이다. 벤큐의 경우 게이밍 라인의 브랜드 네임을 ZOWIE로 정했다. 벤큐의 경우 게이밍 모니터로서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마케팅을 정말 잘 한 케이스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벤큐의 경우 스타크래프트1 리그부터 현재 LoL 각종 대회까지 e스포츠 공식대회에 끝임없이 모니터를 후원하고 있다. 그 결과 프로게이머들은 실제 경기장에서 쓸 모니터인 벤큐 모니터로 연습할 수밖에 없고 그런 프로게이머들의 선호를 피시방이 받아들여 피시방에도 벤큐 모니터가 깔리게 되었다. 그리고 피시방에서 벤큐 모니터를 경험한 세대들은 자신들의 집에 벤큐 모니터를 들이게 된다. 마치 유명 농구 선수의 농구화가 일반 학생들에게도 팔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게이밍 모니터를 논할 때 절 때 빠질 수 없는 벤큐, 기억하길 바란다.
원래는 Dell 소속이 아니었던 게이밍 기어 제작 회사인 에일리언웨어를 델이 사들였다. 그 뒤로 프리미엄 게이밍 라인의 최고봉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제품들이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의 워너비 제품으로 남아 있을 뿐 구매율이 높지는 않다. 벤큐와 같은 보급형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량이 성공의 지표가 아니기는 하지만 네임밸류에 비해 판매량이 적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최고급 게이밍 기어는 에일리언웨어를 꼽을 수 있다.
다음으로 소개할 회사는 Acer, 게이밍 브랜드 이름은 Predator이다.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연상시키는 네이밍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마치 Dell의 에일리언웨어를 사냥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실제로 비슷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가며 경쟁했다. 앞서 말한 에일리언 웨어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라인에 속한다.
ASUS 역시 게이밍 브랜드를 신설했다. 그 이름은 '게이머의 공화국' 줄여서 ROG이다. 제법 멋진 네이밍과 함께 최근 e스포츠 쪽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종 게임의 프로팀을 창설하는 한편 공식 대회에도 본인들의 게이밍 기어를 후원하려 노력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뜨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다른 회사들에 비해 마케팅 전략이 트렌디하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ROG의 행보를 계속 주목하는 것 역시 게임 관련 트렌드를 공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102030 세대의 문화에서는 게임이 대세가 된지 오래이다. 하지만 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게이밍 라인에 적극 뛰어 들지 못했던 것이 삼성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삼성도 트렌드에 맞추기 시작했다. 다른 세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게이밍 라인을 분리해 새롭게 '오디세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기존 삼성이 꺼려했던 게이밍 라인업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이는 괄목할 만한 판단으로 보인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쉽게 본인들의 라인업을 바꾸거나 변경할 수 없다. 작은 변화가 자칫 삼성이라는, 세계 시장에서 쌓아올린 이미지에 지대한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밍 라인업을 만들어 론칭했다는 것은 삼성 입장에서는 큰 결단이었을 것이다.
드디어 마지막 장인 미래 게이밍 모니터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앞의 지루한 기술 얘기들은 모두 미래 모니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 앞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면 미래의 모니터 디스플레이가 어떻게 발전할지 대충 스케치를 했을 것이다. 그 스케치를 필자와 함께 완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