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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디 Nov 24. 2024

휴대폰, 마카롱, 우주의 공통점 - 1

소소한 일상에서 거대한 변화까지, 세상을 설명하는 7가지 관계

세상 모든 현상에는 패턴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정량적 관계들입니다. 이를테면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마치는 시간까지, 우리의 삶은 수많은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칫솔을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정해진 금액의 할부금을 납부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까지, 이러한 반복적이면서도 변화하는 관계들은 우리에게 예측과 인내, 그리고 균형의 중요성을 가르쳐 줍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7가지 정량적 관계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지 탐구해 볼게요. 7가지 관계를 익히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요. 각 패턴마다 흥미로운 가르침도 하나씩 주지요.



1. 비례 관계: 예측

우리가 일 년에 나이를 한 살씩 먹듯, 칫솔을 매달 하나씩 교체하듯, 3년마다 핸드폰을 바꾸듯, 카드 할부금을 매달 같은 금액 씩 납부하듯, 똑같은 모습으로 일정하게 되풀이하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안경은 6개월, 폰은 3년마다 바꿨습니다.

이런 정비례 관계는 사칙연산만으로도 미래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은퇴하는 65세까지 몇 년 남았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일 년에 칫솔은 몇 개, 면도기는 몇 개 필요한지도 알 수 있지요. 단순한 정비례 관계는 우리에게 예측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그럼 세상 일은 대부분 정비례 관계일까? 그렇지 않지요.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이자는 점점 늘어납니다. 복리의 힘 때문이지요. 운동은 할수록 체력이 좋아져서 실력이 오르는 속도가 빨라지고요. 외국어도 새로운 단어를 배울수록 만들 수 있는 문장이 더 많이 늘어납니다. 연봉도 %로 오르면 인상 폭이 점점 커지죠. 여기서 우리는 두 번째 패턴을 발견합니다.



2. 지수 관계: 인내

복리, 언어, 체력처럼 이자가 붙는 관계도 있습니다. 휴대폰 액정에 처음 금이 가기는 쉽지 않지만, 한번 생기면 두 번째 금은 더 빨리 생기고, 조만간 액정 전체가 박살 나고 맙니다. 이런 지수적 관계는 처음에는 미미하다가도 어느 시점에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한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액정은 점점 빨리 깨집니다. 복리처럼요!

인류도 지난 300만 년 역사 중에서 대부분을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보냈습니다. 1만 년 전에서야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인공위성을 쏜 지는 100년도 되지 않았지요.

인구도 마찬가지입니. 1900년대 화학과 의학이 발전한 후에 인구는 폭발했습니다. 오죽하면 맬서스는 식량이 부족해서 인류가 굶어 죽으리라는 걱정까지 했을까요?


이런 지수적 관계를 보면, 임계점이 있습니다. 어느 지점까지는 그다지 발전하지 않다가, 어느 순간부터 급속도로 변합니다. 다시 말해, 임계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떠한 변화도 느낄 수 없습니다. 하루 깔짝 운동해서는, 영어를 일주일 깔짝 배워서는 어떤 변화도 느낄 수 없습니다.

하지만 3년간 매일 운동하면 수명이 10% 늘고, 영어를 몇 년간 배운다면 인생에 수많은 기회가 열리죠. 지수적 관계는 우리에게 인내심을 가르쳐줍니다.


보상이 점차 커지는 지수적 관계와 반대로, 점차 보상이 작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리법을 배운다고 할게요. 아무 요리도 못 하는 사람이라면, 라면 하나만 끓일 줄 알아도 굶지 않습니다. 매우 행복해집니다. 나아가, 할 줄 아는 메뉴가 50개라면 어떨까요? 매 달 겹치지 않는 요리를 먹을 수 있습니다. 첫 5개 레시피를 배울 때보다야 덜해도, 여전히 행복해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요리법을 1000개, 10000개 배운다면 어떨까요? 물론 약간은 도움이 되겠지만, 그다지 더 행복해지지 않겠죠. 레시피 하나를 배워도 행복도가 거의 증가하지 않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포화상태죠. 이를 경제학에서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 번째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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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그 관계: 숙달

지수 관계와 정반대로, 로그 관계에서는 효용 증가량이 점차 줄어듭니다. 놀이공원도 처음 한두 번은 재밌지만, 여러 번 가면 점점 시들해지죠? 지수적 관계는 우리에게 절제를 가르쳐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재산도 10억 이상부터는 행복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출처: http://psytimes.co.kr/skin/news/basic/view_pop.php?v_idx=1200

충분한 재산이 있는 사람은 행복해지기 위해 돈을 더 버는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돈과 행복은 로그 관계니까요.


또한, 익숙함도 가르쳐줍니다. 처음 헬스장에 간 날에는 근육통이 생기지만, 두 번째 간 날에는 훨씬 덜하고, 이후에는 근육통이 점점 줄어들어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 코로나도 처음 걸릴 때 보다, 두 번 새먼 걸릴 때 덜 힘들듯이요. 이처럼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덜 힘들어지는 것도 로그적 관계의 가르침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러나저러나 계속해도 효용이 계속 늘거나 계속 줄었습니다. 한 방향으로만 바뀌었죠. 늘다가 줄어드는 상황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카롱을 보면 그런 경우를 발견할 수 있어요.

마카롱을 하나 먹으면 행복해지죠. 그렇다고 열 개를 더 먹으면 어떨까요? 정비례 관계처럼 10배 더 행복하지도, 지수적 관계처럼 행복이 폭발하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로그적 관계처럼 행복이 거의 변하지 않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5번째 마카롱부터는 속이 아프고 행복도가 떨어집니다. 즉, 행복도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모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4. V자 관계: 균형

이차 함수 관계라고도 합니다. V자 관계는 늘다가 줄어드는, 혹은 줄어들다가 늘어나는 관계를 보여줍니다. 적절한 휴식이 없이는 몸도 마음도 건강할 수 없지만, 365일 내내 휴식만 하면 오히려 더 지루하고 우울해집니다. 적절한 디저트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만, 역시 과하면 동맥이 막히며 몹시 불행해지죠. 이러한 V자 관계에서 우리는 균형을 배울 수 있어요.

균형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8시간 수면, 1시간 운동, 3 끼니 식사 같은 적절한 균형은 우리 삶을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V자 그래프는 방향이 한 번만 바뀝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기온은 더워졌다 추워짐을 반복하죠. 계절이 순환하며 폭염과 혹한 사이에서 진동합니다. 선거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가며 집권합니다. 컨디션은 좋은 날과 나쁜 날이 교차합니다. 즉, 두 상태 사이에서 번갈아가며 진동하는 관계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진동하는 관계를 비롯한 남은 4가지 관계를 다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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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 소득과 행복의 관계에 관한 연구 (고혜진, 정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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