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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디 Dec 08. 2024

맥도날드가 망할 뻔 한 이유 - 1

이야기의 힘을 알려드립니다.

'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내용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는 왜 이야기를 좋아할까?

좋은 이야기는 만드는 방법

이야기로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방법



1978년 어느 날, 맥도날드 매장 앞은 평소처럼 붐볐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퍼진 “햄버거 패티를 벌레로 만든다”는 소문이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번지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맥도널드 본사는 몇 번이고 부정했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주말이면 길게 늘어섰던 주문 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일부 고객은 “진짜래?”라며 종업원에게 물었고, 종업원들조차 당황한 얼굴로 본사 지침을 기다렸지요. 매출이 30%나 줄어든 지점도 있었죠.


증거는커녕 누가 처음 말했는지도 모르지만,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맥도날드는 광고와 해명으로 수 없이 해명했습니다. 벌레가 들어간다는 증거도 증언도 한 건도 없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맥도널드 버거에 벌레가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믿었습니다.


결국 소문은 진정되었지만, 이 소문은 2014년과 2017년에 부활해서 페이스북에서 또 한번 퍼져나갔죠. (실제로 이 소문은 거짓입니다.)


이야기 하나가 40년 동안 세계 최대 기업의 매출과 명성을 뒤흔든 셈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야기는 왜, 어떻게 이렇게 강할까요?



이야기가 총보다 강하다?

이야기, 넓게는 찌라시와 소문은 유행을 만들고, 기업을 무너트리며, 선거의 흐름을 뒤집습니다.

이야기는 현실 세계에 강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며, 입소문으로 빠르게 퍼집니다.

이렇듯 이야기는 마케팅의 핵심 기술이자,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힘입니다.


저는 이야기가 가진 강력한 힘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이야기 시리즈에서, 여러 책의 내용으로 그 방법을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책들을 참고했습니다.

그동안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에, 뇌과학과 심리학적 배경을 보충하여, 이야기라는 게 무엇이며 왜 작동하는지를 질문 4개와 답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Q1. 우리는 왜 이야기를 좋아할까?

Q2. 이야기 구조는 어떻게 생겼을까?

Q3. 이야기는 어떻게 작동할까?

Q4. 살아남는 이야기는 뭐가 다를까?


첫 번째 질문부터 살펴봅시다.


우리는 왜 이야기를 좋아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이야기로 세상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1) 우리는 패턴으로 세상을 이해합니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정보를 기억하고, 기억한 정보랑 현실을 맞춰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을 발견한 방법과 상황, 장소를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써먹습니다. 학습이란, 본질적으로 나중에 활용할 패턴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위험한 것들의 패턴(뜨거운 물건 만지지 않기, 높은 곳 조심하기, 취한 사람 피하기)과 좋은 것들의 패턴(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 나랑 잘 맞는 사람 유형)을 만들어 내야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사자, 혹은 사자처럼 생긴 동물들은 대부분 다 위험합니다.

반면, 이런 패턴을 만들지 못하면 우리는 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패턴을 좋아합니다. 인간을 패턴화 하는 MBTI나 혈액형, 사주도 좋아합니다.


물론 어떤 패턴은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 ENTP는 보통 좋은 사람이더라) 하지만, 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패턴도 있습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도 패턴을 학습합니다. 의식이 없는 단세포 생물도 학습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닙니다.


2)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도 배웁니다.

우리 같은 성인들은 글이나 영상으로 학습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도 배웁니다.

스위스 심리학자 장 피아제가 이 사실을 증명했지요.

장 피아제

피아제는 아이들이 구슬놀이를 하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고, 이에 따라서 놀이를 하고 있었죠.

그런데 아이들에게 지금 하는 놀이의 규칙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아이들은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규칙을 익혔지만, 이를 말로 설명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죠. 무의식적으로 먼저 학습하고, 나중에 규칙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만 이러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도 배웁니다.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고 해서, 자전거 타는 방법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자전거 타기처럼 알지만 설명할 수 없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지식을 모두 의식하거나 설명하지 못합니다. 관찰로 익히는 무의식적인 패턴이 문화/가치관/관습이고, 드러나지 않을 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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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야기는 세상을 패턴으로 설명합니다.

모든 지식은 세상을 어떻게든 설명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요즘은 논리를 통해 세상을 설명합니다. 물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물리학, 생명을 설명하는 생물학, 사회를 설명하는 사회학처럼요. 하지만, 인류는 생존하기 위해 논리를 활용하기 전에도 세상을 이해하고, 남들에게 설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 패턴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세상을 관찰하며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듯, 상대방도 세상을 간접적으로 관찰하며 무의식적으로 학습하게 하면 됩니다. 그게 바로 이야기입니다. 인류는 최소 4만 년 전부터 이야기를 기록했지요.


이야기가 바로 무의식적인 학습교재입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설명합니다. 이야기는 정보단위입니다.

이야기는 세상을 설명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에 본능적으로 집착합니다.

우리의 제1목 표는 생존이고, 생존하려면 세상을 이해해야 합니다. 위에서 설명했듯, 이야기는 세상을 설명합니다. 설탕이 생존에 필요한 열량을 주기 때문에 중독적이듯,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주는 이야기 역시 중독적입니다. 책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근본적으로 모든 이야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해결을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중략) 이 모든 것은 왜 스토리텔링이 불, 바퀴, 무기보다 훨씬 앞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는지, (중략) 왜 우리가 최소 10만 년 전부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91쪽)

이처럼 이야기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설명서입니다.

이케아 설명서처럼, 이야기도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럼 패턴을 담은 이야기 구조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미국의 종교학자 조셉 캠벨은 영웅 설화를 12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조셉 캠벨, 영웅의 여정 12단계, 출처: http://www.bhgoo.com/2011/113705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영웅 설화는 아니고, 12단계를 다 담고 있지도 않죠. 위에서 살펴본 맥도날드의 지렁이 패티 이야기는 훨씬 단순하잖아요. 그래서 모든 이야기에 통용되는 구조를 고민했고, 단 두 패턴으로 정리했습니다.


모든 이야기의 패턴은 둘 중 하나입니다.

1. 어떻게 했더니 좋았다.

2. 어떻게 했더니 나빴다.


이야기의 모든 서술 장치와 구성요소는 이 패턴을 돋보이기 위해 존재합니다.

왜 그럴까요?


다음 주에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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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참고한 책: 스토리 설계자, 스토리의 과학, 무기가 되는 스토리, 픽사 스토리텔링, 기자의 글쓰기,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다른 참고한 자료: 맥도날드 루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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