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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디 Dec 15. 2024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법 - 2

이야기 구조와 작동방식 살펴보기

'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내용을 알려드립니다.

이야기로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

이야기의 핵심 파악하는 방법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순서대로 읽으면 좋습니다.


지난 글에서 살펴봤듯, 이야기는 생존을 돕고,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오늘은 이야기라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볼게요.


1) 이야기는 우리 머릿속의 도구상자입니다.

망치로 못을 박고, 렌치로 볼트를 조이며, 톱으로 나무를 자르듯, 도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공구가 물질적인 도구라면, 지적인 도구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했더니 좋았더라/나빴더라 형태인 이야기는, 우리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를 도와주는 도구형 이야기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했더니 어떻게 됐더라" 형식을 따릅니다. 


여름에는 강릉 앞바다에 갔더니 좋았더라, 혹은 테무에서 물건을 샀더니 별로더라 같은 형식이죠.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서 아하, 강릉에 가봐야겠구나, 테무는 쓰지 말아야겠구나를 학습합니다. 모든 이야기의 교훈이 이렇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지난 글에서 다뤘듯, 이런 학습은 무의식적으로도 일어납니다.



2) 이야기의 메시지는 "해보니까 어떻더라"입니다.

모든 이야기는 두 가지 패턴을 따릅니다.

1) 어떻게 했더니 뭐가 좋았다.
2) 어떻게 했더니 뭐가 나빴다.

신화나 영웅 설화도 보편적인 형태가 있습니다. 고난에 빠진 영웅이 조력을 받아서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패턴입니다. 미국의 종교학자 조셉 캠벨은 영웅 설화를 12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영웅의 여정, 출처: 위키피디아

영웅 설화의 12단계나 되다니 복잡해 보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영웅적인 행동을 했더니, 좋은 결과(문제 해결)가 있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영웅의 여정에 있는 스승이나 결정적 위기, 조력자, 변모 등 다양한 장치는 모두 문제 해결을 부각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역시 '영웅이 고난을 어떻게 극복했더니, 어떤 보상을 얻었다.' 형태를 벗어나지를 않습니다. 영웅 설화 구조의 '조력자', '과업과 시련', '죽음과 부활'같은 요소도 이 형태를 강조하는 장치입니다.

카이사르의 이야기는 "위험해 보이면 견제당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리사 크론은 책 "스토리 설계자"에서 이야기가 4 단계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잘못된 믿음 -> 진실 발견 -> 깨달음 -> 변화와 문제해결

이런 패턴의 핵심도 "어떻게 했더니 문제가 해결되더라"입니다. '잘못된 믿음'은 진실 발견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지요. 고난과 역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이 고난에 처해야지 영웅적인 행동과 그 결과가 부각되지요.


제 첫 글에서부터 얘기했듯, '기승전결'구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와 '승'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전'에서 이야기 흐름이 바뀝니다. 하지만 '기/승/전'은 모두 조연입니다.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는 '결' 단계가 핵심입니다. '결'을 임팩트 있게 보여주려고 '기/승/전'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결'의 핵심은 '어떻게 했더니 문제가 해결되었더라'라는 문제해결사례입니다.


영웅의 12단계 여정이든, 17단계 영웅서사든, 기승전결이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문제 해결전략"입니다. '어떻게 했더니 문제가 해결되어서 좋았다!'라면 희극이고, '어떻게 했더니 문제가 심각해져서 망했다!' 라면 비극입니다. 다른 모든 형식은 이를 부각하는 장치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12단계 17 단계 같은 이야기 형식을 아무리 잘 갖추더라도, 중요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다루지 않으면 이야기는 절대로 울림을 주지 못합니다.



3) 인상적인 이야기만 살아남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바뀌지 않습니다. 사랑, 권력, 돈, 신뢰, 정의처럼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항상 같습니다. 이야기 소재는 바뀌어도 주제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울림을 줍니다.

기생충의 플롯은 참신하지만,  주제인 가족, 빈부격차, 범죄는 예전부터 사용되었죠.


우리는 이야기를 보고 배웁니다. 이야기를 많이 알수록 더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중요한 문제를 다룬 이야기일수록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명작은 시대를 초월합니다.



생존한 생물만 살아남아 번식하듯이, 좋은 이야기만 살아남아 전달됩니다. 생존에 도움 되는 이야기,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가 살아남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아~ 이렇게 해야겠구나" 혹은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라도) 들면, 그게 이야기의 감동이고 영양가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두 가지 질문에 답합니다.

1) 세상이 어떤 곳인지
2)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 두 가지 질문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는 언제나 그 답을 원합니다.


결국 인생의 모든 문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나로 요약됩니다.

이야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야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즉, 우리가 이야기를 설계하면, 사람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이야기와 프로파간다

사실, 이야기로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예전부터 이루어졌습니다. 흔히 '프로파간다'라고 하죠.

프로파간다라고 하면 독재국가가 떠오를 수 있겠지만, 마케팅이나 PR, 공보 모두 프로파간다의 일종입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요.

혹시 이 사람을 아시나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 에드워드 버네이스입니다.

Edward Bernays

평범해 보이는 이 사람은 이야기의 달인이자, 선동의 박사였습니다. 여성 흡연, 베이컨이 들어간 아침식사, 과테말라 정부 전복까지 다양한 일 뒤에는 이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쓴 책은 히틀러와 괴벨스도 즐겨봤다고 할 정도죠.


그는 자신의 책 '여론 굳히기'에서 이런 말도 했습니다.

본능과 보편적 욕망에 호소하는 것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본임을 기억하라

본능과 보편적 욕망에 호소하는 이야기를 활용하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버네이스는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로 사람들의 식습관을 바꾸고,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었을까요?


다음 주에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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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참고한 책: 스토리 설계자,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프로파간다, 여론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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