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말을 하고, 현명한 자는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내용을 알려드립니다.
이야기로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
이야기의 핵심 파악하는 방법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순서대로 읽으면 좋습니다.
예전부터 누군가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이끌어왔습니다. 이야기로 감정을 일으키고 여론을 만드는 일을 흔히 '프로파간다'라고 부르죠.
프로파간다라고 하면 무시무시한 독재국가가 떠오를 수 있겠지만, 마케팅이나 PR, 공보 모두 프로파간다의 일종입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요.
혹시 이 사람을 아시나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 에드워드 버네이스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사람은 이야기의 달인이자, 선동의 박사였습니다. 여성 흡연, 베이컨이 들어간 아침식사, 과테말라 정부 전복까지 다양한 일 뒤에는 이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쓴 책은 히틀러와 괴벨스도 즐겨봤다고 할 정도죠.
그는 자신의 책 '여론 굳히기'에서 이런 말도 했습니다.
본능과 보편적 욕망에 호소하는 것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본임을 기억하라
본능과 보편적 욕망에 호소하는 이야기를 활용하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버네이스는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로 사람들의 식습관을 바꾸고,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었을까요?
그 방법을 알려면, 이야기가 행동을 바꾸는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 방법을 알려면,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책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처음에 경험한 내용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낸 이야기를 토대로 행동한다. 이 말은 정보가 우리 의식에 도달하기 전에 이야기로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정보에 대해 만들어진 이야기를 해석한 내용이다. (122쪽)
쉽게 말하면, 프레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는 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봅니다. 같은 유리컵을 보고 누군가는 '물이 반이나 남았다'라고 하고, 누군가는 '물이 반밖에 없다'라고 말합니다. 각자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봤기 때문이죠.
프레임을 통해서 우리는 현실을 이해하고, 사실과 거짓을 구분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프레임부터 이해해야 하지요.
그럼 이 프레임이 왜 중요할까요?
우리는 세계관으로 세상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이해한 대로 행동합니다. 본인은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 자유의지로 판단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합당한 이유 자체가 세계관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된 이유는 자유의지가 아닌, 그 사람의 세계관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레이 달리오는 책 '원칙'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결정 가운데 하나는
누구에게 질문을 하는가이다.
우리가 남에게 질문을 하면, 그 사람의 의견을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질문할지 결정한 순간, 이미 우리가 어떤 답을 받고 어떤 행동을 할지는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내 세계관이 결정된 순간에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삶을 살지도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어떤 이야기를 믿을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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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시로, 캐나다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습니다. 성적이 낮고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대학생 85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을 글로 적으며 회고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죠.
자신의 인생과 삶의 목표를 글로 회고한 학생들은 성적이 크게 오르고, 자퇴율은 0%까지 내려갔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 것만으로도 세계관이 바뀌었고, 삶의 목적을 찾아 더 열심히 살게 된 것입니다.
세계관을 바꾸면, 정말로 행동이 바뀝니다.
그렇다면, 이런 세계관은 어디에서 생길까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해석한 결과가 세계관입니다. 열심히 다이어트를 했는데, 살이 빠지지 않았다고 칩시다. 이 경험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자기는 어차피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남 탓을 할 수도 있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나름대로 이해해 본 결과가 세계관입니다.
전체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우리는 경험을 이해해서 세계관을 만들고, 가치관을 가지고, 가치관대로 행동합니다.
흥미로운 설명이긴 한데, 이 주제가 이야기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 질문을 다루기 위해서 이 모든 얘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다시 설명하겠지만, 사람은 점토 주무르듯 설득할 수 없습니다. 설득당한다고 느끼면 방어적으로 변하기 때문이죠. 인간 심리를 고려해야 사람을 바꿀 수 있습니다. 대화 시리즈에서 다룬 '동기면담' 기술처럼요.
그렇다면, 이야기는 사람 마음을 어떻게 바꿀까요?
연구에 따르면, 실제 사과를 봤을 때 뇌 반응과 '사과'라는 글자를 봤을 때 뇌 반응은 유사합니다. 또한,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뇌파는 동기화되고요.
이 연구는 두 가지를 설명합니다.
1. 우리 뇌는 몰입한 허구와 진실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명백히 거짓인) 영화/드라마/게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즉, 잘 만든 이야기는 현실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2. 이야기는 타인과 나를 연결합니다. 내가 하는 생각을 타인도 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경험과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 둘을 합치면 결론이 나옵니다.
빠져드는 이야기는 사람을 설득합니다.
책,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졌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러티브 몰입이 성취하는 변형은
이야기 수용자의 설득이다. (123p)
몰입해서 경험하는 스토리는 우리에게 현실과 같습니다.
버네이스도 이야기 하나로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던 여성 흡연을 유행시켰습니다. 버네이스는 여성이 담배를 피울 때 억압에서 해방된다고 홍보했습니다. 담배를 '자유의 횃불'로 프레이밍 한 것이죠. 매력적인 모델들이 담배를 피우며 행진하는 사진이 신문에 실리자, 담배는 자유와 해방의 상징이자 욕망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버네이스가 이야기 대신 논리를 사용했다면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었을까요?
논리로 수학 문제는 풀 수 있지만, 사람을 설득하려면 이야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말을 하고,
현명한 자는 이야기를 한다.
-벤 존슨
그렇다고 모든 이야기가 다 이목을 끌지는 않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에드워드 버네이스처럼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까요?
성공하는 이야기는 3가지 감정을 건드립니다.
3가지 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지는 다음 주에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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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참고한 책: 스토리 설계자,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프로파간다, 여론 굳히기
참고한 논문: 회고하는 글쓰기의 성적 향상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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