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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를꿈꾸는회계사 Feb 07. 2023

전문직 개업 말고 무작정 창업한 이유

왜 다른 걸 하려고 하세요?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고 온갖 고생을 사서 하던 시절, 우리 직원이 물었다. “직업 좋으시잖아요. 큰 회사 다니시고… 그런데 왜 다른 걸 하려고 하세요?” 그 후로도 여러 번 비슷한 류의 질문을 받았지만, 너무 복합적인 것들이 뒤섞여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한다.




 처음엔 창업해야겠다는 결심만 했을 뿐 막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몰랐다. 그대로 흐지부지될 수도 있었지만 더 이상 법인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아주 강했던 것 같다. 빠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결심은 무뎌지기 마련이다. 닥치는 대로 창업박람회를 다녔고 인터넷 검색, 통화, 미팅 등 할 수 있는 건 모두 시도했다. 




 마음속에 저울을 하나 상상했다. 그리고 탐색 과정에서 알게 된 아이템과 전문직 개업을 그 저울에 올렸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궁극적으로 시간과 자산을 동시에 증식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였다. 창업박람회에 가면 요식업의 비중이 높았는데 아무리 프랜차이즈이지만 내가 요식업을 창업해 파이프라인화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프랜차이즈를 포기할까 고민하다가 마침내 눈에 띄는 아이템이 있었다. 장기요양기관 창업이었다.




 일단은 비과세라는 점이 가장 컸다. 얼마를 벌든 개인소득세는 0원이다. 매달 월급명세서를 받을 때마다 느껴지는 그 황망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장 상황을 살펴보니 레드오션은 맞지만 온라인 상의 경쟁도는 매우 낮았다. 아무래도 종사자 대부분 중장년층이 많았고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가 아니었다. 그 당시 본사에서도 오프라인 영업을 강조했지만, 아무리 봐도 온라인이 빈집이었다. 그 당시 한참 부의 추월차선에 꽂혀 있던 시기였으므로 온라인 활용가능성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고, 그부분에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은 그야말로 온라인 전쟁터가 되었다.)




 그 외 부가적으로 고령화 시대에 매크로적으로도 적합하고 창업에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었다. 또한 본업이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위임이 가능해야 하는데, 실무를 위임하기도 적합해 보였다. 성공시킬 수만 있다면 시간과 자산의 동시 증식이라는 일생일대의 목표에 가깝지 않나 생각했다. 




 아마 그 해 3, 4월쯤 창업을 생각했던 것 같은데, 영업개시일이 같은 해 6월 초였으니 그야말로 몰아치는 일정이었다. 초창기에는 정말 고생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너무 쉽게 본 것도 인정해야겠다. 전혀 모르는 업종이었고 프랜차이즈  본사를 믿었지만 사실상 본사의 도움을 받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워낙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아 앞으로도 종종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은데, 확실한 것은 이 작은 결심에서 시작된 창업으로 내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차차 이야기할 다양한 현실탈출 시도의 시발점이자 베이스가 되는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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