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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fe YU Apr 07. 2016

코스타리카 축구

PURA VIDA_022




 옆집에 사는 동료 선생님과 동네 교회에 일요일마다 선다는 장에 가기로 해서 일요일이지만 일찍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침에 화장을 하는데 누가 있는 것 같아서 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우리 집 고양이 미야우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내 방 근처에도 안 오는데 이날은 문 앞에 앉아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 날 저녁,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미야우가 내 방에 들어왔다. 이제 어느 정도 나와 친해졌다는 뜻일까. 한국으로 돌아가면 미야우가 보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집에서 한 15분 정도 거리에 작은 교회가 있는데 그곳에서 일요일 9시부터 2시까지 장이 선다. 대부분이 유기농 상품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싸지는 않았다. 망고와 파파야, 버섯, 방울토마토를 샀는데, 방울토마토가 아주 맛있었다. 다음에 또 사러 가야겠다. 버섯도 크고 좋았다. 버섯은 양이 많아서 한 팩을 사서 선생님과 나눴다. 망고도 달고 맛있었는데, 한국에서는 비싸서 사 먹지도 못하는 망고 여기 있는 동안이라도 많이 먹고 가야겠다.





 코스타리카에 오기 전부터 코스타리카 축구 리그를 보러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줄은 몰랐다! 저녁을 먹고 집에 있는데 마리 씨와 헨리 아저씨가 축구를 보러 가자고 하셨다. 저녁 8시 경기라고 했다. 당연히 차를 타고 나갈 줄 알았는데 걸어가는 거다. 경기장이 가까운 곳에 있나....하면서 15분쯤 걸었더니 축구장 등장!! 





 집 근처에 있는 경기장 Estadio Alejandro Morera Soto(에스따디오 알레한드로 모레라 소또). 경기는 자주 있는 것 같다. 다음에는 학생들하고 가자고 해봐야지. 경기장에 들어갈 때는 입구에서 날카로운 물건을 갖고 있지 않은지 검사를 한다. 가방도 열어서 보여줘야 한다.



 


 코스타리카 축구 1부 리그는 Costa Rican Primera División(코스타리칸 프리메라 디비시온)이라고 하는데, 3월 20일 일요일에는 알라후엘라 지역 팀인 Alajuelense(알라후엘렌세)와 Belen(벨렌)의 경기가 있었다. 현재 알라후엘렌세는 2위, 벨렌은 4위 팀이다. 1위 팀은 Saprissa(사쁘리싸). 사실 순위는 늘 바뀐다고 한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알라후엘렌세가 3대 1로 졌다. 그래서 경기장에서 스페인어 욕을 엄청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한국과 다른 점은 보통 한국에서는 골이 아깝게 안 들어가면 한탄만 하고 마는데 이곳에서는 꼭 박수를 친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보내는 격려일까. 좋은 문화인 것 같다. 물론 선수들이 잘 못하면 욕도 많이 하지만.





 뭔가 골이 들어갈 것 같아서 카메라를 들고 있었는데 녹화 버튼을 누른 순간 골! 오랜만에 경기장에서 직접 축구를 봐서 좋았다. 난 특별히 응원하는 팀이 없었기에 속 편하게 봐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헨리 아저씨와 이야기도 많이 했다. 헨리 아저씨에게 내가 사는 지역의 팀이 작년에 K리그에서 1위를 했던 팀이라고 전북 현대 자랑도 했다. 즐거웠다.

 


오늘의 기록_201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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