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 to the Apron#5
순수익으로 월 1억을 버는 고구마 유통 업자가 있다. 그는 사업가 모임에 참여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사업을 소개하며 화려한 혁신을 이야기할 때마다 주눅이 들었다. 마침내 고구마 유통한다는 소개를 하자 갑자기 적막이 흘렀다. 그러다 얼마 정도를 버느냐는 예의상 던진 것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고 그들의 두 눈은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휘둥그래졌다. 인터넷을 하다 보게 된 이야기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다.
Unsexy business라는 표현이 있다. 휘황찬란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실리콘 밸리식 혁신 비즈니스가 아닌, 큰 기업이 들어가기엔 시장이 작거나 멋있어 보이지 않아 아웃 오브 관심이지만 내실이 탄탄한 비즈니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식당을 예로 들자면 직장인이 많은 상권에 줄 서서 먹는 평범한 백반집이나 커피 맛이 뛰어나진 않지만 직장인들이 담배 피우기 좋은 장소 근처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테이크아웃 카페 등의 경우도 언섹시 비즈니스라 할 수 있다. 다들 꺼려하는 청소 사업이나 고구마 유통 사업도 이에 속한다. 디지털 세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섹시하지 않기에 경쟁자가 적고 혁신의 기회는 많다.
그럼 이런 기회는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미국의 사업가인 Nick Huber는 우리 주변에서 사업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6가지 질문을 공유했다.
지나다니면서 마주치는 모든 비즈니스에 다음 6개의 질문을 던져 보라.
- 이 사업은 어떻게 돈을 벌까?
- 하루, 일주일, 한 달에 대략 얼마나 벌까?
- 몇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한 달 인건비는?
- 사업 초기 투자 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금액은 얼마일까?
- 이 위치에 대한 임대료는 얼마일까? 혹은 이 건물을 구입하는 데 얼마가 들었을까?
- 사업주는 매년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낼까?
식당, 바, 카페, 판매점, 전문 서비스, 은행, 호텔, 영화관 등 자신 주변에 있는 모든 사업체를 관찰해 보자. 특히 내가 잘 아는 동네에서 꽤 오래 운영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있다면 유심히 살펴보자.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돈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비즈니스를 발견했다면 다음 두 개의 질문에 답을 해보자.
- 내가 만약 이 사업체를 소유한 사장이라면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 어떻게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거나 비용을 줄이며, 이 사업을 조금 더 잘 운영할 수 있을까?
내 지인의 경우에도 어쩌다가 적자 매장을 무권리에 인수해 월 순수익 1000만원이 넘는 매장으로 탈바꿈시켰고 얼마 전에도 월 적자 2000만원이던 매장을 인수해 흑자 전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존 사업의 비효율성을 찾아내 이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관심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