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러 간다고 하면 "그 고생하러 왜 가?"라는 반응이 반이다.
하지만 나도 '왜'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도 처음이다.
사실 '왜'의 답보다 '가고 싶다'의 생각에만 초점을 맞췄다.
종교적인 의미도 아니고, 걷기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다.
다만 22살의 유럽 배낭여행, 24살의 호주 로드트립, 26살 러시아 횡단열차를 경험하고
'고생하는 여행과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즐겁다'는 DNA가 박혔다.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배낭여행의 정점인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동경해 왔다.
2022년 10월, 약 5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퇴사했다.
'나만의 길을 찾겠어'라며 호기롭게 퇴사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는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미래를 긍정적으로 기대한다.
퇴사 후 4개월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솔직히 나는 부자가 되고 싶어서 퇴사를 한 것이었다.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요리를 배워야 하고 파일럿이 되기 위해서는 비행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나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돈을 배우지 않았다. 실수를 범했다.
이것을 퇴사 후 4개월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성공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돈을 많이 벌려면 사자마자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들이 아닌 자산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
지금까지 내가 저지른 소비가 잘못된 것임을 머리 띵하게 깨달았다.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어쩔 수 없지.
요즘의 생활사를 살펴보면 9시에 눈을 떠 유튜브, 인스타그램, 브런치의 데이터를 확인한다.
오늘도 떡상하지 못했다. 괜찮다.
조금 더 꾸물거리다가 아침을 먹고 씻는다.
정기 결제를 해 놓은 스터디카페를 가기 위해 노트북을 챙긴다.
매일 앉는 자리에 누군가 먼저 와 있지만 다른 구석진 자리를 찾는다.
익숙하게 무료 커피머신을 누르고 화장실을 다녀와서 플래너를 펼친다.
오늘 내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확인한다.
인스타그램 업로드, 영상 편집, 브런치 쓰기를 마치면 신사임당 강의를 듣는다.
슬슬 고파진 배를 움켜쥐고 집으로 향한다.
덩치 큰 30대지만 염치없이 엄마밥은 땡긴다.
오후에는 말하기 연습과 책 읽기, 운동 그리고 영어쉐도잉으로 하루가 마무리된다.
영어쉐도잉 옆에는 벌써 '50일 차'라고 쓰여 있다. 뿌듯하다.
이런 생활사가 상당히 만족스럽지만 지속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이유를 말하다가 웬 경제력이냐?
목적이 없는 행동은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한다고 한다.
'그냥 가고 싶어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로 했지만
지금이라도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나는 지금의 생활사에 경제력을 추가하고 싶다.
순례길에서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인생에서 우리가 가진 것은 결국 정신과 육체에서 나온다.
순례길을 매일 걸으면서 육체는 자동으로 단련될 것이고
정신을 단련하기 위해서 아이패드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밀리의 서재를 구독했다.
내가 1년 동안 읽은 20권의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는 부자들은 모두 다독가였다.
누군가 유튜브 구독자 1,000명을 만든 방법을 묻는다면 단연 '모방'을 뽑는다.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나만의 길을 가면 안 된다.
수많은 모방을 통해서 궤도에 올라야 한다.
유년기 때 한글을 배우기 위해서 학습지에 희미하게 쓰인 글씨를 덧쓰던 기억이 날 것이다.
그렇게 기본이 튼튼해지면 자신만의 색을 입히며 개성을 갖추는 것이다.
그것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책 속에서 부자들의 정신을 모방하고자 한다.
내 유튜브 수익은 하루에 1,000원 꼴로 매우 귀엽다.
여기서 얻은 것은 이제 가만히 있어도 하루에 1,000원씩 생긴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런 시스템을 여러 개 구축할 계획으로 유튜브 채널을 하나 더 개설했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의사나 변호사처럼 시간당 돈을 많이 받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나에게 새로운 시간이 주어지고 새로운 일을 할 기회가 생긴다.
이것이 똑같은 24시간을 다르게 사는 비밀이다.
하지만 나는 의사나 변호사들을 존경한다. 나는 그렇게 되기를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다.
지식으로 남들을 돕고 보상을 받는다는 것은 나에게 어려운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과 일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은행에 저축한 돈뿐 아니라 모든 것에 복리가 적용된다.
나는 과거에 에어비앤비, 스마트스토어를 잠깐 운영했다는 기억으로
그것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거드름을 피운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부끄러운 경험이다. 나는 꾸준히 하지 않았다.
'남는 게 별로 없네'라고 생각이 들면 금방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왔다면 리뷰와 구매건수가 복리로 쌓여서
단가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올린 전자책은 지금까지 22개가 팔렸다.
처음에는 '내가 쓴 책이 팔리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올리고 나니
점점 구매수가 쌓여서 처음보다 판매 속도가 빨라졌다.
이것이 일단 시작하라의 이유기도 하다.
지식도 복리로 쌓인다. 처음 책 한 권을 읽었을 때는 이해가 쉽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워낙 책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동안 20권을 읽은 지금은 새로운 책을 읽어도 전에 읽었던 내용 때문에 이해가 쉽다.
그렇게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할 수 있고 생각은 행동을 낳는다.
이 생각이 내가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에어비앤비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것이다.
그동안 씨앗을 뿌렸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수확을 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최소한의 일로 순이익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더욱 발전된 내가 되어있을 3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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