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난 동기들!
걷기 첫날은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있는 '피레네 산맥'을 넘습니다.
심지어 비수기에는 눈이 많아서 위험하다며 우회로로 가야 합니다.
조금 더 거리가 길어서, 적응되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매우 힘들었네요.
중간쯤 '아르네게이'라는 마을은 신기한 마을입니다.
바로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에 걸쳐있는 마을인데요,
구글 지도에서 보면 사진에 서있는 다리에 국경선이 지나는 것으로 보였어요.
근데 여권 검사도 그 어떤 입국심사도 없어요.
그냥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말, 돼지, 개만 마주칠 뿐...
스페인은 해가 정말 강렬한 나라입니다.
제가 걸은 2월은 한겨울이지만 낮시간에 해를 받으며 걸으면
땀이 송골송골 맺혀 경량패딩을 벗게 합니다.
이솝우화 '해와 바람'이 생각나는 경험입니다.
중간에 마을들이 있지만 식당이나 마트는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서 가방에 물이나 음료, 간편식 정도는 챙겨서 다녀야 하죠.
유럽 사람들도 겨울 까미노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겠네요.
평소에 등산이나 백패킹을 다녔지만 하루에 25km를 걷진 않았죠.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힘든 하루였습니다.
근데 "힘들면 쉬어가도 괜찮아"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지만 목적지를 향해 멈추지만 않으면
결국 도착하더라.
드디어 두 번째 마을인 '론세스바예스'에 도착했습니다.
하루종일 혼자 걸어서 아무도 없나 싶었는데
제가 너무 일찍 출발한 거였더군요.(오전 7시 출발)
하나 둘 사람들이 도착할 때마다 미소를 감출 수 없었어요.
얼마나 반갑던지, 서로 언어는 다르지만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처음 만난 사람들과 처음 저녁을 먹었습니다.
론세스바예스에는 단 하나의 식당이 있어서 선택지가 없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만나는 대부분의 식당에는
'순례자의 메뉴'라는 코스 메뉴가 있습니다.
보통 전채요리, 메인요리, 디저트 그리고 와인까지 포함하여
12~15유로 정도를 받습니다.
하루에 20km 이상을 걷고 먹는 음식은
사실 어떻게 나와도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미국, 아일랜드, 알베니아, 스페인 등
정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동일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갑니다.
각자 다른 이유를 가지고 말이죠.
그래도 공통의 이유는 '삶의 변화를 원한다'가 아닐까요?
대화에서는 영어 실력보다는 '공감'이 소통에 더 필요한 요소임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