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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 퇴준생 Apr 24. 2023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이거 안깔면 왕따 됩니다

유럽의 카카오톡

Zubiri에서 출발하는 모습

먹고 자고 싸다 보니 3일 차가 되었네요.

3일 차에는 '수비리'에서 '팜플로나'까지 22km를 걸었습니다.

팜플로나는 큰 도시라서 유심도 살 수 있고, 클럽이나 바에서 놀 수도 있어요.

근데 놀고 싶어도(나는 아니고) 하루종일 걷고 씻으면 10시에 뻗게 되더라고요.


저는 물을 포함해서 8~9kg 정도의 배낭을 메고 걸었는데

산 길도 있고 하루종일 메고 있으니까 어깨가 빠질 것 같았어요.


"Uno zumo de narangja por favor"

수비리에서 유일하게 열었던 식당에서 조식을 먹었어요.

조식은 거의 비슷한데 바게트 빵에 하몽, 치즈, 버터 그리고 잼이 나옵니다.

근데 식당이나 카페에서 꼭 마셔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냥 이 문장을 외우세요!


"우노 주모 데 나랑하(카) 포르 파보르 = 오렌지 주스 한잔 부탁합니다"


'순례적 거리두기'를 하며 걷고 있다.

유럽의 카카오톡이라고 할 수 있는 'WhatsApp'을 미리 다운로드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한국 번호로도 아이디를 만들 수 있고, 현지에서 대부분 이 메신저로 연락을 하게 될 거예요.


저는 3명의 순례자들과 일주일을 함께 걸었는데요

자연스럽게 역할이 분담되더라고요.

'멜러니'가 인터넷으로 숙소를 알아보면 '알딧'은 먼저 도착해서 자리를 잡습니다.

'아마데우스'는 스페인어와 영어가 가능해서 통역을 맡았죠.

저는 뭘 했냐고요?


우리의 즐거운 추억을 위해 영상으로 기록하고 편집하고 있어요.


저는 파리를 거쳐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는데

제가 느낀 프랑스와 스페인 사람들은 이렇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세련된 대신 차가운 느낌이 있었고 스페인 사람들은 조금 더

가정적인 느낌? 그래서 우리와 정서가 비슷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스페인도 인구 집중이 심해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이외에는 인력난에 시달린다고 하네요.


그늘이 있고 없고에 따라 기온차가 심하다.

이 날은 빨리 가서 유심을 사기 위해 걸으면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한국에서 예약한 로밍 시간을 잘 못 계산해서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바게트는 아침을 먹은 식당에서 테이크아웃했고 7유로를 줬습니다.

스페인은 하몽, 치즈 그리고 와인이 저렴하고 맛있으니 많이 드셔야 후회가 없습니다.


끊을 수 없는 브로맨스

그룹에서 그나마 젊은 알딧과 같이 걷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래서 브로맨스를 많이 만들고 왔습니다.

서로 기다려주고 햇볕 좋은 벤치에서 간식도 나누어 먹고, 같이 카페 데이트도 갔어요.

덕분에 처음으로 에스프레소를 마셨는데 생각보다 맛있던데요?!


영업왕 과일 아저씨

반쯤 걸어서 갈증에 목말라 있을 때 마침 '과일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비수기에는 자주 오진 않는다고 하시는데 운이 좋았네요.

과일 아저씨는 한국인을 정말 많이 봤다고 합니다.

이럴 때 항상 듣는 질문 "한국인 왜 여기 많이 와?"


저도 들은 말이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비율 2위가 한국인, 1위는 스페인 사람이랍니다.

제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퇴사를 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한 사람이었어요.

그 말은 한국은 퇴사율이 높은 나라 또는 그저 유행을 따라가는 사람들의 나라 아닐까요?


성벽으로 둘러쌓인 팜플로나 시내

팜플로나에 도착해서 저는 유심부터 찾으러 다녔습니다.

유럽 여행 전에 한국에서 인터넷을 유심을 살 수 있는데

현지에서 사는 것이 훨씬 쌉니다.


28일 동안 90GB를 쓰는데 20유로(약 26,000원)입니다.

와이파이를 안 쓰고 매일 유튜브를 마음껏 봐도 100GB를 못씁니다.

한국에서 100GB를 쓰는 요금제가 한 달에 6만 원대 인 것을 생각하면

유심 비용이 엄청 싸네요.


하루 마무리는 언제나 맥주

유심도 샀으니 마음이 안심되더라고요.

알딧과 함께 팜플로나 시내에 나왔습니다.

팜플로나는 성 안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는데 그 규모가 매우 커서 놀랐습니다.


저희는 깔라마리 튀김, 크로켓, 치킨 핑거를 시켰어요.

역시 유럽은 광장에서 낮맥하는 감성이죠?


오늘도 고생했다 나 자신.

Thanks Ardit.

알딧과의 만찬

https://youtu.be/e3L8f_xNQ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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