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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Mar 29. 2024

독서 모임의 즐거움

메타 인지를 확장시키는 시간


작년부터 수업으로 글쓰기와 책 만들기를 통해 하나가 된 독서 모임 <사부작사부작> 스터디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격주로 모이지만 나는 월 1회 서포팅으로 참여한다.


뭐랄까?

독서 모임은 삶의 격을 더 깊고, 더 넓고, 더 멀리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쉽게 참석하거나 만들기는 어렵다. 그만큼 시간을 내기도 어렵지만 접근성도 어렵기 때문이다.


많지 않거나 젊은 층 위주이거나 아니면 인문학이라는 교양 학문이 스스로 부족하다는 자존감으로 지레 뒤로 물러서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독서 모임이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한 마디로 주부들의 수다를 조금 더 격식에 맞는 차원으로 끌어온 것뿐이다.


실제로 참석을 하거나 경험을 한 사람은 스스로의 성장과 삶의 변화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의식의 변화로 인하여 대화의 방식이 달라지고, 느낌이 달라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수다

수다에서는 주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대화의 권력을 장악하거나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독서 모임에서는 그것을 골고루 나누어서 서로의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그 모임의 리더나 그날의 사회자가 리드한다.


또 수다는 아무 말이나 할 수 있고, 의미 없는 말을 끊기도 어려울 수 있다. 또 시스템이 없다 보니 중구난방이 될 수 있다.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격식이 있는 문화에 의미와 가치를 나눌 수 있을 때 격은 인격적 성숙을 시스템 안에서 배울 수 있게 된다. 더구나 그 내용이 삶의 성숙을 위한 인문학적 가치를 동반하기 때문에 의식이나 생각, 마음 자세, 언어와 행동에 대해 스스로 비교, 체크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타인의 말이나 행동 또는 사고방식을 들으면서 사색하게 되고, 또 그날의 독서 모임에 대한 지적 정보를 통해 각자의 생각을 나누면서 성숙한 삶에 대해 반추하는 시간이 된다. 한두 번 스쳐 지나가는 삶의 다양한 문제와 생활 방식에 대해 깊이 사색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그 의미를 다른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리의 모임은 이렇다.

돌아가면서 사회를 보고, 그날의 모임 리더가 강의를 하는 시간을 갖고, 그 내용이나 주제에 따른 질문을 가지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그에 따른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시와 에세이로 글을 쓴다. 남는 시간은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운영한다.


지난 수요일 독서 모임에 <공감 대화>에 대한 강의를 그날 모임 리더가 하였다. 강의 중 내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에 대해 단어로 적어 놓고 선택을 하였을 때 전달이나 표현적인 면에서 훨씬 수월했다.


<사랑, 변화, 공동체, 보살핌, 행복>은 내가 선택한 가치였다.


메마르고 차가운 도시와 같은 현대인의 삶에 따뜻함이 있는 사랑으로 공동체를 돌아보고, 보살피는 그러한 노력들이 변화와 행복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삶이 아닌가 해서 선택했다. 평소에 가졌던 주제들이 강의를 보고 들으면서 키워드로 모아지는 느낌이었다.


또 공감 대화의 4요소로 상황, 느낌, 바람, 부탁의 언어 형태를 찾고, 예시를 통해 표현하였는데 이해하기 쉽고, 실제 생활에 어떤 느낌으로 전달될지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너희들이 말하는데 너무 시끄럽다"는 말은 상황적 표현이 아니라 판단적 평가의 언어다. '너무 시끄럽다'는 말이 이미 평가를 해버렸기에 기분이 나쁘게 된다. 이것을 상황 언어로 바꾼다면,
"너희들의 대화가 높은 것 같아 내가 일하기에 조금 힘들어서 그러는데 조금 낮춰줄 수 있을까?" 이렇게 된다. 내가 느끼는 것을 상대에게 부탁하는 긍정적 의견으로 전달할 때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모임을 통하여 듣고, 각자의 의견을 3분 3회 토론을 하면서 나눌 때 각자의 다양한 경험과 관점, 사례를 통해 더 성장하는 지적 호기심을 느꼈다. 서로가 다른 삶을 살았고, 느꼈고, 또 배워왔다. 나와 다른 삶을 통하여 새롭게 형성되는 관점은 우리의 삶을 더 격조 있는 삶으로 이끌어준다.


그런 지적 즐거움을 느끼고, 나눌 수 있는 모임 중 하나가 독서 모임이 아닌가 한다. 짧은 시간이면서 또 자주 하는 모임은 아니지만 바쁜 일상 가운데 이런 모임을 통해 강의와 토론, 대화와 글쓰기 그리고 피드백을 하면서 나누는 반추와 사색의 시간들은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조미료가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책은 타인의 격조 있는 삶의 노하를 모아 놓은 텍스트의 한 형태다. 우리는 독서 모임이라는 형태의 피드백을 통해 간접 경험을 나누므로 성장의 기회를 만나고, 또 그 즐거움에 동참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무엇을 올바로 보는 분별력이 생길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이런 독서 모임이 그런  기회의 시간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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