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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May 18. 2024

삶의 지도

길을 알려주는 사람


여기로 가시오.

저기로 가시오.

이것은 길을 알려주는 푯말이다.


삶에도 그런 푯말이 필요하다.


이미 알려주었지만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현대에 잘 맞지 않아서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길을 모르던 시대에는

지도가 엄청난 안내자 역할을 했다.

지금 현대인은 내비게이션을 통해

어디든 쉽게 길을 찾는다


그와 같이 삶에도 지도가 필요하다

너무 자세하게 알려주는 비게이션이 된다면

스스로의 노력이나 열정이 없기에

그것을 얻게 되어도 별로 감사하지 않는다.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가장 감사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인천국제공항의 거대한 규모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 인천대교

그리고 드러나는 초고층 아파트들

서울까지 오면서 도로에 꽉 들어찬 자동차

수많은 지하철 노선과 깨끗함

마음껏 먹고, 마음껏 이동할 수 있는 자유 등


북한 사람은

어떻게 하면 먹고살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데,

한국 사람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아갈까를 생각한다.

살아가는 수준의 차이나

생각하는 방향성의 차이가 천지 차이다.


탈북민이 보기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행복하지 않은 것이 없고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보고 누리기에

그것이 감사하거나

행복의 조건으로 누리지 못한다.

그냥 당연하고

무덤덤하고

오히려 가끔은 불만과 짜증을 낸다.


외국인들, 특히 선진국이라는 사람들도

한국에 와서 놀라고,

감사한 것들이 많다.


낮과 밤, 아이와 여성도 안전한 거리 문화

저렴하고, 편리하면서 정확한 대중교통

맛있으면서 저렴하고 다양한 음식 문화

팁이 없고, 반찬이나 물이 공짜인 식문화

밤늦게까지 편의점이나 식당 이용이 가능한 나라

어디든 쉽게 이용 가능한 대중 이용 화장실

친절한 길 안내와 배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문화

도둑이 없고, 오히려 분실물을 쉽게 돌려받는 문화 등


그들이 말하길,

그 안에 있으면 잘 느끼거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바깥에 나와서 보면 객관화된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와서 보면 금방 알아차린다.


두 가지를 비교할 수 있는 경험칙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으킨 선배들은 꼰대로

IT와 AI 등 미래를 이끌어갈 MZ를 이기적인 세대로

확증 편향을 가진다면

대화의 단절로 인하여 이해하거나 소통할 수 없다.


우리는 과거 세대의 경험이 필요하다.

그때 실수를 줄이며 더 나은 길을 배운다.


또 미래로 나아가는 비전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때 우리는 새로운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인드가 열린다.


기성세대 어른의 지혜는

인생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한다.


미래 세대 젊음의 지식은

생활을 편리하고 풍족하게 한다.


기성세대는 새로움을 거부하고

젊은 세대의 도전을 무모하고 철없게 본다.


젊은 세대는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여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오랜 시간 반복한다.

특히 부부 관계, 부모와 자녀 관계,

친구나 동료 관계에서 무수한 실수를 반복한다.


어려서는 지식과 기술을 배운다.

그것은 생계를 위한 직업이다.

20년 이상을 소모한다.


친구를 사귀고

연애와 결혼을 하고

자녀를 양육하고

동료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혜를 배운다.

이 또한 수십 년이 걸린다.

아니 그래도 배우지 못하는 분야가 많다.


왜냐하면 배우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지식은 학교와 전문가를 통해 배운다.

삶의 지혜는 스스로 알아서 배워야 한다.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식보다 더 어려운 것이 지혜다.


그래서 상담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곪아터져 고통을 호소한다.

아프다고 말하지만

막상 찾아갈 곳이 없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예전 대가족 사회에서는

먼저 걸어간 부모와 조부모로부터

공동 양육을 받았다.

밥상머리 교육도 받았다.

또 마을이 함께 키웠다.

지금은 다 사라졌다.


그러므로 삶을 살아가는 법도 함께 사라졌다.

1인 세대의 증가로

갈수록 가족의 틀은 분화되지만

삶의 어려운 문제들과

지독하게 가슴으로 밀려오는 외로움은

어디에서도 해결 받지 못하면서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마음이 고통을 받는 이 시대에

삶의 길을 알려주는

진정한 어른들이 필요하다.


나이와 권위를 앞세우고

더 많이 알고 있다는 프레임으로

그들 위에 군림하려 하기에 거절하는 것이다.

허락도 안 했는데,

훅 들어오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젊은 세대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담아

가장 따뜻하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하고자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 또한

홀로 너무 아파하지 말고

자신이 펼쳐갈 또 다른 가족들과

미래 세대를 위하여

손을 내밀어 과감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인간의 배움이 따라잡을 수 없도록

기술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하면서 나아가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인간의 마음은

더 공허하고

더 외롭고

더 많은 고통을 느낀다.


아픔을 해소할 지도가 필요하다.

너와 나의 마음을 열어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그런 삶의 지도가 필요하다.


내가 먼저 그 삶의 지도가 되어야겠다.



윤 정 현



우리는 모두 삶의 지도를 가지고 있다.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문을 여는 것을 두려워한다.

어떤 이는 보잘것없다고 여기고

어떤 이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그래도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가야 한다.

인간의 고통은 인간으로서만 치유받을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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