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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Jun 05. 2024

우리의 만남은

공허 채우는 법을 배우다


거대한 우주

무의 적막 속

홀로 있으면서

너무 오래 기다렸어

네가 오기를


허무의 기다림 끝

의미를 채울 수 있는 기다림을

이제 마치려 해

길고 길었던 기다림을

너를 만났기에


혼자는 외로워 너를 낳았어

나의 분신을

너는 또 따른 너를 낳았지

무극의 시간이 흘러

이제 우리는 적으로 만났어


너는 불(佛)의 아이로

나는 신(神)의 아이로

너는 동(東)의 아이로

나는 서(西)의 아이로


시간이 다름을 낳았어

이제 마치려 해


우린 다시 원래였던 시간으로 돌아가

우린 아픔 속 아프지 않음을 배웠고

우린 눈물 속 위로를 배웠고

우린 배고픔 속 나눔을 배웠어


이제 있음의 세계에서 배울 수 없었던

아픔과 눈물, 배고픔과 이별이라는

고귀한 보석들을 가져갈 시간이야


없음과 이별해야 해

없음으로 인해 있음을

너와 내가 배울 수 있었음을



윤 정 현



삶의 기나긴 여행을 마침에는

의미를 남길 줄 알아야 한다

그것만이 이곳에 온 여행의 목적을 이루기에

우리는 만남을 통해 공허 채우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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