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우주
무의 적막 속
홀로 있으면서
너무 오래 기다렸어
네가 오기를
허무의 기다림 끝
의미를 채울 수 있는 기다림을
이제 마치려 해
길고 길었던 기다림을
너를 만났기에
혼자는 외로워 너를 낳았어
나의 분신을
너는 또 따른 너를 낳았지
무극의 시간이 흘러
이제 우리는 적으로 만났어
너는 불(佛)의 아이로
나는 신(神)의 아이로
너는 동(東)의 아이로
나는 서(西)의 아이로
시간이 다름을 낳았어
이제 마치려 해
우린 다시 원래였던 시간으로 돌아가
우린 아픔 속 아프지 않음을 배웠고
우린 눈물 속 위로를 배웠고
우린 배고픔 속 나눔을 배웠어
이제 있음의 세계에서 배울 수 없었던
아픔과 눈물, 배고픔과 이별이라는
고귀한 보석들을 가져갈 시간이야
없음과 이별해야 해
없음으로 인해 있음을
너와 내가 배울 수 있었음을
윤 정 현
삶의 기나긴 여행을 마침에는
의미를 남길 줄 알아야 한다
그것만이 이곳에 온 여행의 목적을 이루기에
우리는 만남을 통해 공허 채우는 법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