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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Mar 19. 2023

너에게 미소를

강을 건너는 시간 위에서

너에게 미소를



알 수 없지만

잊혀져 살아가지만

모두가 알고 있어.


그 길로 가고 있음을.


두려워하는 사람

초연하다고 하는 사람

잊고 사는 사람

빨리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달라.

하지만 같은 곳을 향해 가지.


초연하다는 사람도

빨리 죽고 싶다는 사람도

막상 그 시간이 오면

더 살고 싶어해.


그래서

우리의 이별이 의미있기 위해

우리의 이별이 아름답기 위해

선물을 줄거야!


너와 내가

마지막까지 기억될

미소를.



윤 정 현




강을 건너는 시간 위에서



바쁘게 살 때는 잘 모른다.

열심히 일할 때는 더 안 보인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달려갈 길을 졸업하는 순간 보인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달려왔는지

누구를 위해 그렇게 일해 왔는지

분명 열심히 살았는데,

가끔은 공허만이 자신을 채우고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주변에

자신이 일했던 목적과

상관있다고 여겼던 사람들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는 모습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은 어쩌면 선물이다.

가끔 경각심을 울리는 알람이기에

그 누구도 빠짐없이

그곳으로 가야함을 알기에


그곳은 혼자 가야하기에

혼자의 몸으로 이곳에 왔고

혼자 열심히 일하다가

혼자 다시 돌아가야할 집이기에

기억이 우리를 그곳으로 소환한다.


망각한 줄 알지만

망각하려 하지만

조상의 조상으로부터 전해져 왔고

어렸을 적 눈빛을 주고 받았던

가까운 존재들이 먼지처럼 사라져갔기에

죽음은 항상 우리 주변을 맴돌면서 종을 쳐준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고,

초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며,

잊고 사는 사람 또는 잊으려 하는 사람,

그리고 빨리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죽음은 그 모든 사람들의 열외를 인정하지 않는다.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그것은 순서도 없어.

갈 시간이 되었다 해도

평소에 새치기하던 사람도 그건 싫어해.


그렇다면 우리의 헤어짐이 남겨진 이들에게

의미 있는 이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들에게 아름답고 행복한 선물이 되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헤어졌어도 다시 보고픔이 오래오래 간직되도록

상처와 슬픔보다는

아픔과 고통보다는

다시 만나길 간절히 소원하는 사람으로 기억되도록

미소의 날들을 살아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졸업의 시간이 오기 전에

지금의 시간속에서

너를 아낌없이 사랑하다 가리라.

내 영혼이 호흡하는 그 순간까지

너를 내 가슴으로 새겨 기억하리라.


그 사랑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흩뿌려져

그 향내음이 너와 나를 이어주도록.



윤 정 현


<너에게 미소를, 詩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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