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게 최고야
저는 봄과 가을에 열리는 자치구의 대표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행사를 준비하게되면 홍보 디자인을 구상하고 논의해야하죠. 저는 전공도 그쪽이 아니고 미감도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동료들에게 늘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귀여워야 해, 무조건!'(*개인적으로도 귀여운 걸 무척이나 좋아해서 더욱 강하게 주장하고는 합니다. 사업에 사심 넣는 사람 나야나 잇츠미)
물론 행사 성격에 따라서 모집하거나 염두에 둔 타겟에 따라 홍보디자인의 방향은 많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공공에서는 대개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보니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 닿을 수 있도록 홍보하려고 하죠. 공공이라서 더 그렇긴한데, 여러가지 일에서 뾰족함을 드러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참여자 수나 프로그램 횟수 등 정량적인 기준을 통한 평가가 많기 때문에 세분화 된 타겟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나 홍보가 어렵죠.(*하지만 대상을 '주민 누구나' 로 하게되면 '주민 아무도' 안 올 수도 있다는 함정.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도 세대 별 문화예술교육 사업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처럼 사업 설계 초기부터 타겟을 섬세하게 설정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이 에피소드는 어디까지나 저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얘기한다는 점을 밝힙니다.(*지역 활성화 사업을 하면서 뾰족한 대상을 설정하고 사업을 운영한 경험도 많으나 지면 부족으로 인해 추후에 계속 풀어보는 것으로 할게요)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귀여운 홍보 디자인은 거의 모든 타겟에게 꽤나 잘 먹힙니다. 그런데 거기에 스토리를 곁들인...실제 사례로 귀여운 홍보 디자인과 관련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죠.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성북거리문화축제 다다페스타' 가 그 주인공인데요, 제가 1회 때부터 세팅해서 지금까지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귀여운 캐릭터를 먼저 개발하고 기획을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귀여움만 때려 넣는게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들어가야겠죠. 처음엔 신규 축제를 어떻게 기획해야하나 고민만 했었는데, 동네를 살펴보면서 그 답을 조금씩 찾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성북구의 석관동에서 진행되는 축제는 거리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가을에 진행하면 좋겠다는 자치구에서 보여준 단서가 있었습니다. 석관동 동네를 가보면 인접한 천장산의 모양이 마치 돌을 꿰어 놓은 것 처럼 생겼다고 해서 돌 석(石)자에 꿸 관(貫)자를 써서 석관동이란 이름이 나온거였더라고요. 그래서 길이름과 지명에도 '돌곶이' 라는 이름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돌을 뺄 수가 없겠다 싶어 돌멩이를 캐릭터로 만들어 홍보 디자인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축제 장소는 석관초등학교 일대로 예정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인근이면 어린이 방문객과 함께 가족단위 방문 비중이 클 것이라는 예상과, 지역 인구 구성을 봐서도 다른 동에 비해 젊은 동네였습니다.(*한예종이 위치하고 있으며 대학 현원 대비 거주 청년 비율이 높았습니다(253%, 2025년 성북통계연보), 성북구 전체 출생인구 대비 가장 높은 수치도 확인하여 신혼부부 등 젊은 가구 단위가 많음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1,710명/156명, 2024년 기 )
그래서 더더욱 귀여움으로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잘 알고 지내던 지역 작가가 이전에 석관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공모사업을 준비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거기에 쓰려고 캐릭터 디자인을 했다고 보여줬는데 꽤나 귀여워서 작가님께 일단 말씀드렸습니다. 이걸로 축제 캐릭터를 만들고 싶으니 다른데 쓰지 말아달라고요. 작가님은 애초에 쓸 생각이 없어서 보여줬던 터라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바로 첫 번째 성북거리문화축제 <다다페스타>의 마스코트인 '돌이, 멩이' 입니다.(*아주 직관적이죠. 돌멩이가 맞습니다.) 그 캐릭터를 보고 저희 집 화분에 있던 장식용 돌이 눈에 띄어 종이테이프와 포스트잇으로 얼굴을 만들어주었고, 이 친구들이 현실 세상의 돌이와 멩이가 되어 함께 사진과 영상으로 홍보를 돕습니다.
이후에 각자의 스토리도 가지게 되었고, 캐릭터를 이용한 홍보 뿐 아니라 굿즈, 각종 디자인 등 다양한 곳에서 돌이와 멩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돌이와 멩이의 세계관 안에서 축제는 중요한 장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귀여움을 한껏 탑재한 <다다페스타>는 다양한 세대의 사랑을 받아 첫 회에는 5천여명이, 두번째에는 8천여명이 올 정도로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막막했던 신규사업이자 지역축제라 더욱 어려웠던 기획이었지만 돌이와 멩이가 함께해준 덕분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역시 귀여운게 최고야!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