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roject One Nov 27. 2017

[Project One] 시애틀에 대해서...

어쩌면 지구 최고의 도시인 시애틀에서 느낀 것들


1. 휴먼스케일


City of One Million People

내가 느끼는 ‘살기 좋은 도시의 규모’는 100-300만 명 정도다. 병특으로 대전에서 근무할 때 진짜 대전이 ‘삶의 질’이 높은 걸 느꼈고, 내가 여행 중에 가장 좋아했던 퍼스, 그리고 오랜만에 시애틀도 딱 그 정도 규모다.


중소도시는 어느 정도 연봉이 보장되는 직업들이 그나마 있고, 부동산 가격이 절대적으로 싸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이 반영된 상업 가격들도 싸고, 그래서 물가가 싸면, 부동산과 물가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아주 크게 증가한다. 한국에서 1인당 외제차 숫자가 가장 높은 도시는 서울이 아니라 부산이었다. 부산이 서울보다 잘 살아서 그런 게 아니라, 부산의 부동산이 서울보다 싸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도시가 그 이상 팽창되면, 삶의 질 (특히 교통문제와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한다. 사실 인간이 인간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르는 인간은 더더 욱).


이 경향은 모두가 집단적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는 동양보다, 사실 모두가 서로 적인 서양에 가깝다. 누구나 총을 소지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에서는 지나가면서의 부딪히는 것과 같은 신체접촉에 가장 민감하다. 부딪히면 사과하는 게 예의가 있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신체접촉이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Megacity (광역권 인구 1,000만 명 도시)

그럼에도 150만 명 넘는 도시가 좋은 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기회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회는 ‘금전적 성공’, ‘만남’, ‘소비 다양성’ 적인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이는 도쿄에서 한 달간 체류하면서 정말 크게 느낄 수 있었다. 도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로, 광역권까지 생각하면 4,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살고 있다. 4,000만 명의 도시에서는 만 명 중 한 명이 좋아하는 일을 해볼 수 있다. 이경우 적어도 4000명의 고객이 있을 확률이 생긴다. 100만 명의 도시에 살면 고객이 100명이라서 유지가 될 수 없는 시도를, 4000명의 고객이 있으면 점포 1개는 내 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는 것이다. 오타쿠적 기질의 하나 깊게 파보기의 일본인 성향도 있겠지만, 그러한 환경도 가능하기에 도쿄에는 다양한 시도들이 존재한다.


전 세계의 Megacity

서울이 너무나 익숙한 한국인들은 여행에서 자연을 선호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 도시 가봐야 볼 게 별로 없으니까. 왜냐하면 서울의 수준이 너무 높아서 그렇다. 서울보다 1인당 GDP가 높으면서 서울처럼 2,000만 명이 사는 도시는 일본의 Tokyo, Osaka–Kobe, 미국의 New York, 전 세계에 딱 3개다. 이 기준을 1,000만 명으로 낮춘다고 해도 런던, LA, 파리, 독일 라인강 지역, 시카고밖에 없다.


2. 도시와 기업, 시애틀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가치는 돈이 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는 참 많은데, 그건 돈이 있고 나서 중요한 거지, 돈이 없을 때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건, 사실상 생명을 주는 것과 가깝다. 의사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지만, 기업가는 살아있는 사람을 살린다.


직원을 노예라고 하는 걸 보면 안타까운데, 이는 기실 노예한테 사과해야 할 표현이다. 직원과 노예의 가장 큰 차이는 ‘퇴사할 자유’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투표할 자유(권리)’ 와 ‘투표’ 가 다른 것처럼 ‘퇴사할 자유’와 ‘퇴사’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퇴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퇴사할 자유’가 없는 건 아니다.


도시

결국 어떤 도시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소비의 성장이고, 소비의 성장을 불러오는 건 중산층의 성장. 중산층의 성장을 불러오는 건 기업의 성장이다. 결국 어떤 도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도시에 있는 기업의 성장이다.


전에 광주신세계(전라도 광주 내에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하는 기업)라는 기업에 투자했던 적이 있었다. 투자 아이디어는 ‘기아차 잘 됨 → 연봉 상승&성과급 받음 → 광주 내 소비 진작 → 광주신세계 매출 증가’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본

이런저런 생가들이 서로 연결이 잘 안 되어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애틀 방문이 너무 늦었다.


시애틀은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스타벅스, 아마존의 도시다. 왜 이제야 와볼 생각을 했을까?


(여담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는 정확히는 시애틀에 있지 않고 레드먼드라는 도시에 있다. 보잉의 본사는 시카고이다. 시애틀에는 공장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본과 비슷하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망한 것 같은 인식이지만, 일본은 20년 동안 GDP가 늘지 않아서, 이제야 세계 2등에서 세계 3등이 되었다. 그동안 일본을 제친 건 중국뿐이다. 그 밑에 독일, 영국, 프랑스는 20년 동안 헤맨 일본을 따라잡지 못했다 (어느 정도는 인구 때문에 발생하는 게 있다. 일본은 유럽 대표 3개국보다 꽤 인구가 많은 나라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윈도우와 오피스는 아직도 너무 강력하다. 특히 오피스는 구글이고, 애플이고 상대가 안 되는 듯하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혁신을 하고, 세상을 바꿔가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도 참 많이 내려왔다. 내려오고 내려와서 거의 망하는 느낌이기도 한데, 지금 시총 $500 Billion (550조 원)이 넘는다. 미국에서 그보다 시총이 큰 기업은 앞에 애플, 구글, 아마존뿐이다.


둘 다 엄청 내려간 게 아니라, 다른 특출한 국가/기업보다 잘하지는 못 했던 것이고, 그래도 끝난 게 아니라서 요즘 둘 다 성장하고 있다.


시애틀

시애틀은 지금 완전 아마존 도시이다. 미국 뉴욕에서 NYU 가 도시에 완전히 하나로 결합되어 있듯이, 아마존도 시애틀과 완전히 결합되어 있다. 게다가 시애틀을 대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보잉은 정확히는 시애틀 중심에 있는 기업들이 아니기 때문에, 시애틀은 지금 아마존시에 가까운 느낌이다.


어떤 ‘모던’ 도시가 제일 멋지냐고 묻는다면, 나는 가장 새로 생긴 도시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가장 최근에 성장한 기업이 속한 도시는 가장 멋진 도시고, 그렇게 치면 아마존이 있는 시애틀이다.


※ 멋진 도시를 ‘모던’ 도시라고 치는 건, 관광객의 입장과는 다른 입장이다. 물론 관광객에게는 오래된 건물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 멋질 것이다. 예를 들면 로마다. 많은 사람들은 로마에 평생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로마에서 샤워를 하려는 순간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배관공을 불러 수리를 하려고 했으나 유적지 땅이라 팔 수가 없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로마에서 당장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미술관

개인에 세운 미술관으로는 너무 대단했던 곳이 뉴욕의 ‘프릭 컬렉션’, LA의 ‘게티 센터’와 ‘헌팅턴 도서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내가 그런 걸 만들고 싶냐고 하면 마음에 걸렸던 게 있다.


그런 곳들이 인류에게 ‘노벨상’만큼 긍정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가?


아트라는 영역을 국가 등이 메트로폴리탄, 루브르, 오르세, 대영박물관 등으로 지켜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부자들도 그들의 유산을 꼭 미술로 남겨야 할까?


사실 부자 입장에서 Legacy로 남기기에는 미술관이 최고인 것 같다. 일단 미술품은 가치가 오르는 자산이기 때문에, 계속 지속될 수가 있다.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으로 뮤지엄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지속 가능하다. 그래서 지속가능성 면에서 미술관이 최고인 것이다. 그런데 사회 발전 기여도 측면에서도 그럴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진짜 효율적 투자’는미술이 아니라 과학에 투자하는 것이다. 세상에 예술 애호가는 너무 많다. 실제 필요한 건 과학 애호가다. 과학 애호가의 숫자는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자들이 더 과학 애호에 투자하는 게 좋은 것 같다.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요새 한국 교육에 대해 얘기가 자꾸 나올 때마다 걱정되는 게 있다. 자꾸 학생한테 그냥 ‘좋아하는 공부’을 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해주려는 건데, 그때 수학/과학이 정말 골라질까? 수학/과학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까?


우리나라는 이분법과 형평성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문과’와 ‘이과’의 균형이 맞춰져야 하는 것처럼 50:50으로 ‘잘 못’ 나눠놓았다. 요새 나오는 ‘문송’ 등은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발생한 것이다. 애초에 문과에 ‘쓸 때 없이’ 너무 많은 사람들 보냈다


(참 나라를 걱정하는 교수가 많은데, 그런 교수들이 참 대학 개선에는 관심이 없다. 자기 밥그릇이 줄어야 된다고 말하는 교수는 없다. 경제학 포함 문과 교수들이 문과가 줄어야 된다고 말하고 줄였으면, 지금만큼의 문과 출신 청년 실업을 만들지 않았을 텐데, 그들도 ‘자기한테 피해가 되는 분야는 제외하고’ 나라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


‘인문학 열풍’ 이 생기면서 ‘인문학을 좋아하는 공학자’ 이러면 (그냥 공학자보다) 더 멋있는 거 같은 느낌도 드는데, 실제로 지금 세상을 바꾸고 있는 미국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NERD의 세상’ 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역대 어느 도시보다도 ‘STEM’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도시다. 내가 어떤 도시보다도 시애틀이 제대로 된 도시라고 느낀 이유 중 하나다. 다른 도시에서 보지 못 했던 ‘이노베이션 투어’라고 하는 팸플릿이 있었다 (어린이센터-암센터-게이츠 재단-과학박물관을 보는 것). 어떤 도시보다도 과학 관련된 곳이 제대로 되어 있는 도시다.


트립어드바이저 1등 관광지는 유리공예미술관인데, 그것도 예술 중에서는 꽤나 과학이 결합된 결합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고, 트립어드바이저 2등 관광지는 뮤지엄 오브 플라이트(보잉 박물관)이었다. 보잉에서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로켓이나 우주 관련 내용도 많이 다루고 있었다.


그 외에도, 많은 과학 관련 박물관이 아주 높은 순위에 있다. 제대로 된 곳들이다. 미술관은 과학관의 순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래도 미술관 역시 ‘현대 미술’에많은 비중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 전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좋아하는 공부’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는 생각한다. 근데 그게 수학/과학이라는 전제에서 그렇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꽤나 많은 학생이 충분히 수학/과학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면 수학/과학을 어떻게 하면 재밌어할까?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 예전 직장 상사가 과학 1일 교사를 하게 되면 축구공 하나 가져갈 거라고 얘기하신 적이 있었다. 그 말에 동의했다. 축구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게 ‘탄성’ 이라든지 뉴튼의 법칙 등을 알려줘서 과학에 대한 친근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돌아보시면서 본 여러 과학관도, 어린아이들이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져 있다. 색깔이 사실 반사되는 개념이라든지, 비누방물 만들기라던지. 하지만 이런 ‘재미’ 만으로 drive를 걸 수 있는 건 더 낮은 연령층이다.


어렴풋이 돈에 대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사회에 대해서 느낄 때쯤의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류의 자극이 필요하다. 그때 제공할 수 있는 게 ‘정신 Mind’과 ‘결과물’이다.


제프 베이조스나 앨론 머스크 등을 보며, 어떻게 저들은 우주개발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들은 저렇게 큰 그릇일까? (하지만 왜 나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돌아다니면서 보니, (온전히 내 잘못만은 아니었다. 여전히 내 잘못이 66%는 되는 듯 하지만) 우주에 관심이 전혀 없는 나도 우주왕복선을 실제로 보니 가슴이 뛰었고, 라이트 형제 얘기를 볼 때 ‘과학에 대한 진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33%는 환경에 의한 것이었다. 실제로 직접 보면 크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상대적 경쟁에서 낙오하여 공학의 길을 포기한 나이기 때문에 결국 내 잘못이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나는 ‘만들어내고 싶었던 것’ 이 있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공학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무지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 ‘왜 모든 것이 미국에서 시작되었을까’의 답은 ‘모든 것은 우주개발에서 시작되었다’이다. 우주개발이 의미하는 것은 ‘미지에 대한 궁금증’, ‘어려운 과제에 대한 도전’, ‘제한된 극한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 등이 담긴 것이다. 결국 우주개발이라고 하는 주제가 수학/과학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킬 수 있는 주제이고, 그래서 수학/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게 현대의 과학기술을 이끌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의 부산물 중 하나(?)는 인터넷이다.


동양과 서양

동양과 서양의 가장 큰 차이는 자연에 대한 시각이다. 동양은 자연을 함께 살아갈 개념으로 본 다면, 서양은 동양보다는 좀 더 정복해야 할,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산업혁명이 서양에서 발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사실 구텐베르크 보다 한국의 활자가 더 시대를 앞선 것처럼, 과학기술의 발전은 중국 등 아시아가 유럽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았었다. 팽창에 대한 의지(향해 기술과 식민지 시대)와 산업혁명이 아시아를 유럽보다 훨씬 뒤처지게 만들었다. 팽창에 대한 의지는 지금도 계속되어서, 동양보다 서양이 우주개발에 훨씬 더 열을 올리고 있다.


‘독일은 반성하고, 일본은 반성하지 않는다’라는 한국사람들의 인식이 있다. 독일이 사과하는 건 ‘강력한 유대인의 마케팅’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실은 패전국인 독일이 사과를 하는 대상은 승전국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민 지배를 했던’ 영국과 프랑스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앨론 머스크가 ‘화성 식민지’를 만들겠다는 표현도 ‘식민지’라는 단어가 서양 사람들에게 나쁜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세계를 돌아다녀보면 생각보다 식민지배를 당했던 곳이 식민지배를 했던 곳을 싫어하지 않으며, 놀랍게도 아직도 세계에는 ‘령’ 들이 있다. 호주 옆의 뉴칼레도니아는 아직도 프랑스의 영토이며, 스페인의 구석 지브롤터에는 영국의 영토가 있다. 아직도 식민지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팽창에 대한 의지가 존재하고, 그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 팽창에 대한 의지가 지금은 우주개발로 향하고 있다.


뮤지엄 오브 플라이트

하늘을 난다는 것만큼 인간에게 오래된 소망이 있었을까? 사실 전기의 발견, 전화기의 발견 등은 많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소망이 아닌 것 같다. 그만큼 비행기라는 건, 인류 모두가 받아들이기에 좋은 꿈과 기술발전이다.


뮤지엄 오브 플라이트에는 재밌는 게 많았다. 일단 하늘을 나는 비행기! 옛날에 만들어져서 실제로 작동하고 부자들 대상으로 팔렸다고 한다. 압권이었던 건 ‘space next’라는 40분짜리 영화를 본 거였는데, 우주개발을 어떻게 해나갈 건지에 대해 알려준다. 엘론 머스크가 만든다는 화성 식민지가 어떤 모습일지도, 단어만 듣고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진짜 할 거구나. 정말 하겠구나. 


100년 전에 우주에서 태어나서 지구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인간’이 생겨나겠구나 싶다.


아마존

나는 항상 스티브 잡스보다도 제프 베이조스를 더 좋아했다. 그냥 스티브 잡스는 더 되기 어려운 부류라고 생각했다 (더 예술적 천재 느낌). 물론 제프 베이조스가 될 수도 없겠지만…


그래서 제프 베이조스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나, 보잉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들어낸 STEM이 중요하게 인식된 도시에 아마존이 들어선 건 아마존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의 탁월함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아마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넘어온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양쪽에서 초기에 스톡옵션 받기… 진짜 로또 당첨이기도 하고... 얼마나 자부심 있을까?).


3. 완전한 도시 


미술관보다 과학관

위에서 언급했듯 미술관보다 과학관이 있는 도시가 더 좋다.


공사판과 건축

도시는 계속 공사판이어야 한다. 미학적으로는 예뻐 보이지 않지만, 공사판이라는 건 새로운 게 들어서고 있다는 거다. 새로운 게 들어서지 않는다는 건 정체되고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도시는 파리이고, 파리는 너무 예쁘고, 나에게도 관광 1순위인 도시이지만, 나는 살고 싶지 않다. 

시애틀도 역시 도시 곳곳에서 공사판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뉴욕에서 봤던 문구가 생각난다.


뉴욕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이 될 겁니다. 만약 그들이 완성을 하기만 한다면


개인적으로 LA에서 프랑크 게리의 디즈니홀을 보면서 아쉬웠던 걸, 시애틀의 팝컬처 뮤지엄이 약간 해소해주었다. 디즈니홀의 곡률이 더 대단하긴 했지만, 그래도 규모 면에서 생각보다 작아서 좀 실망이었는데, 오히려 시애틀 건물은 좀 더 인상적이었다.


제대로 된 도시

포틀랜드에서 어렴풋하게 느꼈다. 어 포틀랜드는 북유럽이랑 좀 비슷하네? 시애틀은 더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렇게 느끼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날씨 안 좋음’ → ‘실내 인테리어 신경 씀’ → ‘전체적인 미감 발전’ → ‘도시 색깔 좋아짐’

‘추움’ → ‘살기 어려움’ → ‘사람 없음’ 

‘추운데 사는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더 강해져야 함’ → ‘일 더 잘함’

‘추운’ → ‘놀게 없음’ → ‘일함’

등등


내가 맨날 주장하는 ‘날씨가 안 좋아야 사람들이 일을 한다. 너무 살기 좋은 날씨면 안 좋다’라는 말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애플 직원이랑 얘기했었다. ‘전에는 네가 말한 게 헛소리라고 생각했어. 근데 MBA에서 교수님들이 연구결과를 보여줬지. 다 날씨 때문이라고. 이제는 헛소리라고 생각 안 해’라는 말이었다.


한국이 고속성장을 한 것도 한국이 동’ 남’아에 속하지 않고, 동’ 북’아에 속해서 인 것도 있을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양극단 (도서관과 쓰레기통) 모두 제대로 되어있었다. 멋진 도서관도 있고, 쓰레기통도 디자인해놓았다.


Versus 북유럽

시애틀은 북유럽과 비슷했는데, 북유럽만큼 전체적인 수준이 높지 않았고, 그래서 더 합리적이라고 느껴졌다. 사실 북유럽은 좀 말이 안 되는 게 있다. 소비 다양성이 크지 않다. 전체적으로 물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선진사회란 비싼 물건만 있는 사회가 아니라, 선택의 폭이 다양한 사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북유럽의 사회가 조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시애틀에 와서는 해결되었다.


북유럽이 그런 게 가능한 부분은 최저임금을 높여서, 전체 물가를 비싼 쪽으로 이끌어간다면, 시애틀은 여전히 미국의 일부이기 때문에, 북유럽과 똑같지는 않았다. 다만 여전히 미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 홈리스 등의 문제는 북유럽보다 훨씬 더 크게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애틀은 샌프란시스코이나 기타 도시보다 전체적인 수준이 균일했는데, 아마존에 다니는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한국에서 부르는 좋은 일자리)이 도시 인구 대비 높아서 그런 것 같다.


시애틀은 소득 5만 불 수준의 도시였다 (북유럽은 6-7만 불은 될 듯).


4. 그리고...


시애틀에 대해서는 아직도 너무나 적을게 많다. 내가 돌아다니면서 도시를 보며 ‘음…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고 의아함이 들었던 것들이 거의 대부분 해결된, 완성된 도시였다. 예를 들면 샌프란의 게이 구역은 sex shop 이 너무 많은 느낌이었다면, 시애틀의 게이 구역은 세련된 샵들 위주의 공간이었다.


제도나 정책 등이 아니라, 성장하는 기업과 그 기업에 다니는 합리적 직원이나 시민들이 만들어낸 제대로 된 ‘발전하는’ 도시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시애틀이었다.


기본적으로 ‘좋은 날씨’, ‘낮은 물가’ 등을 생각하면, 관광지로서 완전 매력적이지 않은 도시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미국 최고의 도시로 꼽을 것 같다. 음식도 (특히 해산물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완전 최고의 도시다. 특히 수준 높은 레스토랑들이 정말 많다.



Written by 최혁준

Edited by 조경상


Proejct One 소개 보기


Project One Facebook


Insight City Trip에서 더 많은 정보 보기

작가의 이전글 [Project One] 1,000시간의 독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