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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ject One Feb 11. 2018

[Project One] 위대한 인물의 위대한 습관

샘 월튼, <불황없는 소비를 창조하라>를 읽고

월마트는 세간에서 이미 한물간 기업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1962년 아칸소의 작은 도시에서 잡화점으로 시작한 월마트는 창업 41년(2002년)만에 세계에서 매출액이 가장 큰 회사가 된다. 2016년 연간 매출액 4,850억 달러로 여전히 매출 기준 세계 1등이며, 230만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세계에서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무려 16년째 매출액이 가장 큰 회사이자, 이마트 40배 규모의 시가총액(약 323조 원)을 자랑하는 거대 온/오프라인 Retail Company 의 창업주가 바로 샘 월튼이다. 요즘에야 아마존을 많이 떠올리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소매회사라면 이견없이 월마트를 꼽았을 테니 그를 1세대 제프 베이조스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월마트 포츈 기업 순위 트렌드 
500조원이 넘는 매출을 창출하는 월마트에선 230만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출처: 포츈 500


샘 월튼이 직접 쓴 이 책 <불황없는 소비를 창조하라>는 아마존(Amazon)의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가 손꼽아 추천하는 도서다. 1992년에 쓰인 이 책에는 '비용을 아껴서 무조건 싼 가격에 상품을 공급해라', '고객 만족에 집착하라'와 같은 샘 월튼의 신조가 나온다. 제프 베이조스의 입을 타고 유명해진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 이라든가, 회의실에 빈 의자를 놓고 고객의 자리라고 일컫는 아마존 문화의 뿌리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샘 월튼은 월마트와 아마존을 통해 사후에도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영향을 주고 있지만, 사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월마트가 한국에서 전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삶과 월마트의 스토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샘 월튼의 삶에는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일화나 화성 식민지 개척과 같이 '말도 안 되는' 상상에 베팅한 드라마적 요소는 덜하다. 다만 그는 매 순간 에너지 넘치게 살아 움직였다. 그는 행동가였고, 늘 변화를 추구했으며 도전하는 동적인 삶을 살았다. 성공의 기본들에 충실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분은 드라마가 아니다. 위대한 인물을 만든 위대한 습관이다.

'Everyday Low Price', 월마트가 매일 지키는 신념이다.


돈 소더키스트(전벤프랭클린 사장, 전 월마트 부회장, COO)가 말하는 샘 월튼의 일화는 매우 인상적이다.

1964년 처음으로 샘을 만났을 때, 나는 벤프랭클린(미국의 잡화점 체인)에서 정보처리 담당자로 있었다. 어느 토요일 아침 나는 지저분하게 올이 풀린 진을 입고 집 근처 K마트로 쇼핑을 나갔다. 나는 의류 섹션으로 걸어 들어가 샘이 그 상점의 점원 한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가 점원에게 묻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면 얼마나 자주 주문을 하나요? 어느 정도의 양을 주문하는데요? 만약 화요일에 주문을 한다면 상품은 언제 입고됩니까?" 그는 점원이 말하는 내용을 모조리 작은 파란색 스프링 노트에 적어 내려갔다. 그런 다음 무릎을 꿇고 상품을 쌓아 올린 매대 아래를 살펴보면서 물었다. "주문을 할 때 당신은 이 아래에 얼마나 많은 상품이 있는지 어떻게 압니까?"

"샘 월튼, 맞죠?"

그러자 그는 바닥에서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 돈! 안녕하시오! 여기서 뭘 하시오?"

"나는 쇼핑 중이오만, 당신이야말로 뭘 하는 겁니까?"

그러자 그는 대답 했다.

"아, 이건 교육과정 중의 하나일 뿐이오. 그뿐이지요."

그는 오늘도 그와 똑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소형 녹음기를 사용할 뿐이다


샘 월튼이 평생에 걸쳐 소매점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그가 처음 일했던 JC페니의 점장 손에 쥐어진 연말 보너스 수표를 본 일이었다. 6만 5천 달러가 적힌 수표를 보고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소매상이 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겠다는 원대한 포부나 치밀한 전략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일에 뛰어들었고 목표를 위해 과감하게 실행한다.


데이비드 글라스 (전 월마트 CEO)은 샘 월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샘 월튼은 두 가지 점에서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르다. 첫째로 그는 매일같이 기운차게 일어나 무엇인가를 개선할 것을 결심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그는 일찍이 누구보다도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일단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 그 일에 대해서는 털어버리고 다른 방향을 생각한다.


그는 열심히 일한다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 가능한 많은 시간을 매장 방문과 고객 관찰에 할애했다. 경쟁사의 점원들을 만나면 묻고 또 조사했다. 직원들에게 경쟁사에 방문하면 못하는 점보다는 잘하고 있는 점을 조사하게 했고, 반드시 월마트가 배울만한 점 하나씩을 얻어오도록 했다. 그리고 월마트는 고객들에게 경쟁사보다 더 싼 가격에 물건을 공급했다.


우리는 항상 종업원들에게 월마트는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애써 왔다. 이것이 남다른 생각일 수도 있고, 사람들이 여기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동조하든 동조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우리 생각을 고수하고자 했다. 왜냐하면 그 생각이 이미 너무도 성공적인 것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더욱 기민하고 검약할 수밖에 없었다.

로저스에 깁슨 제 1호점이 들어서자, 우리는 실제로 두 개의 상점 사이에 끼어 있게 되었다. 우리 상점의 점원이었던 존 제이콥스와 래리는 그 상점을 돌아다니며 가격을 외우려고 애쓰곤 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밖으로 나와 그 가격들을 모두 기록했다. 그 상점 뒤쪽에는 뚜껑 없는 커다란 쓰레기통이 있었다. 밤에 두상 점이 모두 문을 닫고 나면, 존과 래리는 깁슨의 쓰레기통 속으로 들어가서 가능한 한 많이 가격조사를 하곤 했다. 우리는 마땅히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되던 방식,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소매업의 규칙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더 빠르게, 과감하게, 남들과는 다르게

– 레이 크록 (맥도널드 창업자)


레이 크록이 쓴 <로켓 CEO> 와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두 사람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퍽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결심하면 주저 없이 실행하는 과감함, 자신의 일에 전념하는 열정 그리고 정해진 흐름을 거스르려는 노력은 두 사람의 경영철학에서 큰 공통분모를 이루고 있다. 명문대 졸업장 없이 신문과 종이컵을 파는 세일즈맨으로 시작해 역사에 남을 기업을 일구었다는 점 또한 유사하다. 둘은 세간에서 자주 언급되는 유형의 어마어마한 천재도, 젊은 나이부터 세상의 주목을 받는 인물도 아니었다. 그들이 말하는 '열심히 일해라, 도전하고 실행해라'와 같이 뻔한 메시지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만년(晩年)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한 '뻔한 성공법칙의 위대한 실천'이 더욱 세상의 주목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작은 뉴포트 상점을 5년 내에 아칸소 주에서 가장 매출이 큰 최고의 잡화점으로 만들고 싶었다. 나는 그 일을 해낼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렇다면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목표를 세우고 당신도 그 일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시험해보라. 만약에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당신은 좋은 경험을 한 셈이 된다.

–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



Written by 김왕수

Edited by 조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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