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던 책을 뒤집어 놓았다.
창밖 하늘은 낮았고, 멀리 보이는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마치 낮은 하늘을 움켜쥐려는 거대한 손아귀 같았다.
아직 여물지 않은 추위가 창가를 통해 스며들었다.
가볍게 몸을 떨며, 조금 더 뜨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식어버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머릿속에는 수십, 수백 가지의 생각이 얽히고설키며 자라났다.
한 번 덮은 책을 다시 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생각이 생각을 낳으며 끝도 없는 미로 속으로 나를 끌고 들어갔다.
밖이 어스름에 잠기자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점점 희미해졌다.
이제 방 안의 조명등이 더 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늘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흘러가는 시간을 멍하니 방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