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벤더핑크 Aug 31. 2021

제로 웨이스트 드라이브

친환경 라이프 2

    소중함이란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가치를 새로이 맞닥뜨렸을 때 느끼기도 하지만, 반대로 당연히 옆에만 있던 것을 잃어버렸을 때 그 빈자리를 통해서 느끼기도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마스크 없던 맑은 공기의 일상이, 기온이 적당한 날 서슴 없었던 야외로의 외출이, 혹은 뿌옇지 않던 하늘이 나날이 희귀해짐에 따라 그전에 당연시 여겼던 것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던, 그 무렵쯔음이었을 것이다. 

   나는 뜬금없이 전기차 구매욕이 발동했다. 사실 전기의 생산과정이 화력 발전이 원천이라면 조삼모사일 수 있겠지만 태양광, 수력 등 친환경 발전이 전기의 동력이 될 수도 있으며, 심야의 남아도는 전기로 충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연 기관이 없는 무공해 전기차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다. 제일 큰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저렴한 유지비일 것이다. 또한, 엔진 및 유관 부품이 빠지면서 매번 갈아야 할 키로수를 체크해가며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수고도 없어지고, 기관이 좀 더 단순해지면서 잔고장으로 인한 수리는 줄어들지만, 역으로 공간은 늘어 보닛을 수납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엔진과 엔진 관련 부품, 엔진오일 등 일체의 제작에 소요되는 자원과 낡아서 버리는 폐기물도 줄어드니 그야말로 제로 웨이스트에 한 발 다가선 차가 아닐까 한다. 


귀차니즘이 신념이 돼버린 나는 이런 여러 장점들에 매료되어 실내 디자인까지 미래적인 테슬라 상용차를 사전 예약하려는 걸,


아직은 바테리 수명주기와 충전소가 부족해 시기상조라는 주변의 만류들로,

그리고 전기차로 차를 바꾸려면 우선 충전기가 설치된 새 아파트로 집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더불어 이 모든 걸 감내하려던 나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들의 본격적 출시를 약 일여 년 앞두고 교통사고로 차를 바꿔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말미암아, 내 취향과 전혀 거리가 멀었던 석유차를 강매당하면서 당분간 할부를 갚는 그날까지 저만치 멀어져 버린 전기 차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 마음속 부동의 1위인 드림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기적인 귀차니즘 환경론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