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 번도 제가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브런치를 만들어서 글을 쓰고 구독자가 늘어나다 보니 조금씩 잡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내가 연예인병에 걸려서 일해야 할 시간에 일에 집중하지 않고 딴생각하면서 글을 쓴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된 정보를 양산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난 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그냥 저의 어떤 점 때문에 제가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 하지
그걸 다르게 돌려서 말하지 마세요
난 한 번도 내가 스스로 성공한 기업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내가 사업을 잘한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내가 엄청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잘 모르니까 용감하고, 잘 모르는데 용감하게 이것저것 많이 하다 보니까 실행한 만큼의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끊임없이 변화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해온 후배들을 참 아끼고 후배들에게 기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스스로에게 하는 평가다.
내가 쓰는 글들에 대해서 아직 내가 겪어온 시간이나 경험만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좋은 평가를 한다. 하지만 내 경험과 자신의 경험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나, 본인이 나보다 경험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나쁜 평가를 한다.
고등학생이 중학생을 보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아 보이는 당연한데 그걸 그렇게 바라보지 않고 중학생이 초등학생들을 위해서 하는 노력이 마냥 건방져 보이나 보다.
나는 이 브런치를 운영하고 글을 쓰는 데 있어서의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처음 창업자들을 위한 매거진을 시작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2001년 첫 창업을 했을 당시에는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도 없었고, 당시 2-30대 창업자들도 대부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기라 오늘날 같이 많은 이론이나 정보가 있지를 못했다.
무언가 배우기 위해서는 세미나/콘퍼런스들을 찾아다니면서 배워야 했으나 이 역시도 경영 실무를 직접 하고 있는 CEO들에 의해서 진행되기보다는 교수나 강사에 의해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꼬맹이 CEO였던 내가 배움을 얻기에는 너무 난이도 차이가 많이 났었다.
얼마 전 의경에 간 前 위자드웍스 표철민 대표가 후배들을 위해서 영상으로 만든 자료들이 있긴 하지만 당장 필요로 한 궁금한 것들에 대해서 영상을 찾아서 보기에는 여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 초 뭔가 조금 더 경영에 대해서 전문적이고 실무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대 Executive MBA에 진학을 했고 이곳에서 만난 여러 직무를 가진 동기들과 전문성을 가진 교수님들을 통해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자세히 알고 싶었지만 배울 방법이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 배워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후배들을 위해서 하나하나 정리해두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매거진을 시작했다.
배운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복습의 기회이자, EMBA 과정을 하는 동안에 열심히 공부해야만 한다 라는 배수의 진을 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매거진에 담기는 내용들이 조악하다 하더라도 그건 각 글을 쓴 시점의 수준일 거고, 향후 성장한다면 조금 더 나은 내용으로 업데이트되면 되는 거니까.
일단 시작.
시간이 흘러 내가 왜 이 매거진을 계속 써 내려가야 할까 생각하면
1) 첫 사업을 할 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것이 힘들었기에,
2) 멘토 분들을 모시고 조언을 구할 때 자신들이 성공한 시절의 기억만 갖고 조언을 해주는 경우를 보면서 현업을 겪어가고 있는 사람이 그 시기에 생각과 고민에 대해서 정리해 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3) 선배 창업가라는 이유로 후배들이 조언을 구하겠다고 찾아올 때 거절을 못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반복해서 하는 질문들이 있는데 그걸 문서화해서 공개해 두면 나를 찾아오기 전에 글을 먼저 보고 해소해서 서로의 시간을 아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답이 나온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기에 일부 글의 경우에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족함을 채우겠다는 의지는 글의 잘못을 지적한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잘못된 부분을 정정해 업데이트해서 올리는 것으로 실현하면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https://brunch.co.kr/@promise4u/68
수많은 청년들이 창업이 인생의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들고 있는데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이야기들로 그들을 가르치려고 하고 있다. 청년들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리면 자기만 바보가 될까 봐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도 못한다.
그러고 나서는 "너 왜 이걸 몰라? 기본 소양도 안되어 있네"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교육이란 것은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고 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지식을 나누는 것을 도와 대한민국 지식화 사회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온오프믹스의 대표로서 후배 창업가들을 위해 경험을 기록하는 일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나에게 이상한 프레임을 씌우고 뒷말을 만들어 낼 만큼 불만이 있으면 본인들이 갖고 있는 인사이트들을 후배들을 위해서 좀 더 꺼내 줬으면 좋겠다.
피로하다 요즘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