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후배' 가 좋다, 그리고 '그냥 친구' , '그냥 선배'가 좋다.
그 이유는 어떤 이해관계가 발생하게 되면 꼭 오해나 아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나는 내가 속한 그룹이나 환경 속에서 주목을 받거나,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았다.
내가 굳이 원하거나 바란 것이 아닌 그저 상황이 나를 그렇게 이끌어갔다.
나는 그 환경을 나 혼자 독식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 노력해 왔던 것 같다. 그렇게 하나둘씩 나누게 되면 언젠가는 그들도 나를 기억해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행복한 사람이 될 거라고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그 들은 내가 가장 초라할 때 내 곁을 떠났고, 내가 조금씩 화려해질 때 나를 다시 찾았다. 그 들에게 내 존재는 내가 가진 환경이나 배경 그리고 겉보기에서 찾아오는 것이 전부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일까 요즘 내가 아끼는 사람들은 나를 그러한 '그냥 친구' , '그냥 후배', '그냥 선배'로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다.
그들과 내가 서로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겪을 때 그냥 아무런 걱정 없이 전화를 걸어 '술을 사달라' 거나 '고민이 있어'라고 털어놓을 수 있고,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축하의 건배를 들 수 있는 그런 관계.
내가 어떤 History와 어떤 배경, 어떤 직책,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하더라도 인간 양준철로서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 관계.
그런 관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외 생활을 1년 정도 하고 나니 사람 관계가 어느덧 정리된 것 같다. 이제는 쭉 같이 갈 사람만 남은 것 같다'라고 말했던 윤정이를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여행을 떠난다면 그 긴 여행의 끝에서 나를 기억해주고 반길 사람은 과연 몇 명이고, 또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2008년 6월 썼던 글인데 7년이 지나도 이 마음은 변함이 없다.
차이가 있다면 2008년 때 보다 '그냥 후배' , '그냥 친구' , '그냥 선배'가 각각 생겼다.